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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플랜지 등풍력부품을 생산하는 태웅의 직원들은 모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부품 주문이 몰려들면서 생산시설 가동률이 지난 2008년 전성기 당시와 비슷한 80% 선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주문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태웅은 요즘들어 한동안 사라졌던 잔업과 휴일근무까지 실시하고 있다. 문강규 태웅 상무이사는 "금융위기 이후 신규 구매를 미뤘던 글로벌 풍력기업들의 보유재고가 소진되면서 최근 들어 주문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며 "지난 3월 말을 기점으로 경기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을 실감하는 것은 태웅뿐이 아니다.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국내 풍력 부품업체들은 업계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8년 당시와 같은 호황이 올해 재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경기회복세를 타고 각국의 풍력 투자가 되살아나면서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태웅의 경우 지난달 유럽 데브란과 175억원 규모의 풍력부품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에도 110억원 규모의 부품공급계약을 잇따라 수주했다. 용현비엠 역시 중국 업체와 7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풍력발전기 업체인 유니슨도 지난달 미국의 줄 에너지 디벨롭먼트(Juhl Energy Development)와 1.5㎿ 발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1~2개월 사이 국내 풍력업체들의 글로벌 수주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동국에스엔씨는 지난달 중순 지멘스와 600만달러 규모의 총 2.3㎿ 윈드타워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현대중공업과도 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두달 새 총 9건의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지난 한 해 동안 체결한 전체 수주건수가 74건이었던 반면 올해 들어서는 5월 현재 이미 90건을 넘어섰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주 가뭄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올 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실제 제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이나 시설 가동률도 가파르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의 훈풍을 타고 관련 업체들의 올해 매출도 2008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웅과 동국에스엔씨는 올해 각각 사상최고인 6,500억원과 3,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용현BM도 전년대비 45% 성장한 1,7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일본 등 각국이 풍력발전 차액을 늘리고 세제혜택을 주는 등 신재생 에너지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금융위기로 얼어붙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활성화되고 있는 등 세계 풍력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부품업체들도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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