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일대 아파트 인·허가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9일 한현규 경기개발연구원장과 감사원 감사관 이모씨, 건설 브로커 등12명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행담도 개발 사건에 이어 또다시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이번 사건에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 대부분이 ‘혐의 없음’처분을 받아 권력형 비리 의혹만 무성했지 실체는 파악되지 않은 ‘행담도 사건’의 재판(再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오포비리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아닌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전ㆍ현직 공무원 등에 돈을 뿌리고 브로커들이 개입한 단순 뇌물 사건”이라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법처리된 사람은 한 원장 등 구속 6명과 김모 포스코건설 상무 등 불구속 6명 등 총 12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내사를 시작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정우건설의 비자금에 대한 계좌추적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포 사건의 핵심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시행사인 정우건설이 오포읍 일대 9만3,000여 평의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결정 과정에 정·관계 로비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지난해말부터 이뤄진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한현규 원장이 정우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발전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사건에 거론된 정 전 청와대 수석과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 등과 감사원 이 모 감사관 등을 조사했다. 특히 정 전 수석은 구속된 정우건설 브로커 이 모 씨에게 민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몸통’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검찰은 정 전 수석의 행동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칠 수는 있지만,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한현규원장에게서 5,000만 원을 빌린 추 장관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없다며 무혐의 결정했고, 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 관계자 등이 참석한 ‘기업애로 해소 대책회의’를 열었던 강 전 장관에 대해서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검찰의 오포 비리 수사는 불거진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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