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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베어링공업<주>(여성기업 탐방:18)
입력1997-12-04 00:00:00
수정
1997.12.04 00:00:00
이규진 기자
◎특수베어링 80여종 국산화/남편 여의고 기업 맡아/과감한 구조조정 성공/작년 매출 20억 고성장/중에 현지공장 추진도여사장의 사업동기의 하나가 기업의 상속이다. 연합베어링공업(주)(대표 정선문·50)은 남편의 급서 이후 아내가 회사를 맡아 성장시킨 대표적 사례다.
연합베어링의 생산품목은 지게차및 자동차·철강용 콘베이어등에 들어가는 중장비용 중하중 특수베어링. 대부분 일제 베어링을 국산화한 품목으로 80여종이 된다. 이들중 상당수가 국내 최초 개발품들이다. 연합베어링은 연간 10만개의 베어링을 생산한다.
연합베어링이 특수베어링을 생산하게 된 것은 정사장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사장은 지난 92년 10월 극심한 자금압박을 받던 남편이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회사를 맡아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먼저 선박용베어링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관련설비를 처분했다. 선박용베어링 생산을 위해 이미 6억원을 투자했으나 과감히 포기했다. 선박용베어링은 92년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따라 저가 중국산의 국내유입으로 시장성을 상실한 품목이다. 선박용베어링에 대한 투자가 회사 자금난의 직접 원인이 됐었다.
이어 신규아이템은 국내 산업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중장비용 중하중특수베어링으로 정했다. 개발은 3명의 베테랑 기술진이 맡았다. 마진율은 50%이상이지만 대금회수가 불안정한 베어링 유통업체와의 거래도 끊었다. 인원도 50명에서 30명으로 감축하고 조직을 슬림화했다.
새 판로는 대기업으로 잡았다. 판로 개척을 위해 정사장은 대기업을 직접 찾았다. 수입품 일색인 중장비용 특수베어링을 국산화할테니 납품을 받아줄 것를 제의했다.
이렇게 연합베어링은 하나둘씩 특수베어링을 국산화했고, 개발품의 품질을 인정받아 그동안 삼성, 대우, LG, 현대, 포항제철등과 거래할 수 있었다. 매출도 92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매년 15%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억원수준.
정사장은 『주부가 처음부터 기업을 알 리 없었다』며 『첫 6개월동안 아파트와 갖고 있던 고가의 그림들을 팔아 간신히 끌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정사장은 사장실을 아예 공장 한켠으로 옮겨 견습공처럼 베어링 제조과정을 하나씩 배웠고, 밤에는 기계도감및 경영서적을 탐독했다. 이 과정에서 정사장은 베어링기술및 기업에 대한 감을 익혔고, 새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 수 있었다고 한다.
연합베어링은 지난 4월 법인등록을 했다. 70년부터 사용하던 상호인 연합정밀은 무역업을 하는 개인회사로 따로 남겼다. 연합정밀은 최근 동종업체 3개사와 함께 서남및 동남아시아에 30만달러어치의 베어링을 수출하는 첫 실적을 올렸다.
연합베어링의 향후 목표는 중국진출.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합자회사를 세워 일반베어링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범용제품은 싼 원가로 만들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정사장은 『중국 진출을 도약의 계기로 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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