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역사서들은 과거 사실이나 문화 유산의 특징을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전통문화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사상적 배경과 연관시켜 설명하고 있다. 나열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통문화와 역사의 의미를 일깨우려는 뜻이다. 저자는 먼저 우리 사회 속에 퍼진 왜곡된 역사의식과 문화의식의 문제를 제기한다. 아직도 우리 내부에 건재한 일제 잔재를 들춰내고 청산의 방법을 모색했다. 일제시대 이후 파행적인 역사의식과 후진적 문화의식이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어떻게 왜곡했고 훼손했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대안적 역사의식을 위해 그는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재해석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조선시대를 다섯 시기로 나눠 각 시기별로 사상과 문화 이행의 새로운 방법론을 내세운다. 조선 전기의 유불교체 현상과 조선 성리학, 조선후기 진경문화와 실학 등을 조선사회 발전과정과 연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고 시도했다. 사림의 대두, 19세기 세도정치기의 역사와 문화도 비교적 새로운 관점으로 서술했다. 무엇보다 이책은 사상과 문화의 유기적 연관관계에 주목하고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 점에서 기존 문화사 서술과 구별된다.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조선시대 문화와 예술의 흐름을 120여점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각 시기마다 중요 사건과 인물에 관한 사료를 번역 소개해 역사적 실상을 독자가 직접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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