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석 한덕개발 회장, 지분 확대 이어 사내이사 선임 눈앞
허남섭 한덕개발 회장이 최근 한일시멘트 지분을 늘린데 이어 사내 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어서 앞으로 한일시멘트 지배구조에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故)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허남섭 한덕개발 회장은 올 들어 수 차례에 걸쳐 한일시멘트 주식 5,438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의 지분은 4.32%에서 4.39%로 높아졌다. 허 회장은 또 오는 2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돼 있는 상태다.
한일시멘트 그룹은 허채경 회장이 타계한 이후 2세들이 계열사의 경영권을 나눠가졌었다. 첫째 아들인 허정섭 명예회장과 셋째 아들 허동섭 회장은 한일시멘트의 경영을 맡았고, 둘째 아들 허영섭 회장과 다섯째 아들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를 물려받았다. 넷째 아들인 허남섭 회장은 서울랜드를 운영하는 한덕개발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한일시멘트 그룹은 창업주의 직계 가족들이 계열사의 지분을 일정 분량 나눠 갖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허일섭 회장의 경우 녹십자의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의 지분 10.78%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일시멘트의 지분도 1.9% 갖고 있다. 허정섭 회장의 세 아들인 기호ㆍ기준ㆍ기수씨는 한일시멘트의 지분 6.04%와 함께 녹십자홀딩스의 지분도 1.1% 보유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최근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 부회장이 경영권을 총괄하며 자연스레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구도였다.
하지만 최근 삼촌인 허남섭 회장이 사내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어서 견제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허 회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될 경우 사안에 따라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낼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허남섭 회장이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될 경우 경영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한일시멘트의 지배 구조에 큰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허정섭 명예회장과 아들들의 지분은 14.75%에 달하는 반면 허남섭 회장과 자녀들의 지분은 6.87%에 불과하다. 아직 그룹 내에서 형제들 간의 불화나 분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흘러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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