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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퇴출이냐 국영화냐' 법원판결에 달렸다

법원이 금융감독위원회의 손을 들어주면 당초 예정대로 감자결의를 거쳐 공적자금이 투입돼 대한생명은 국영화의 길을 걷게 된다. 다만 파나콤이 31일 판결 직전에라도 주금을 납입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아직까지 결과를 단언키 어렵다.최순영(崔淳永)회장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파나콤이 대한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정부는 증자명령을 내려 부실을 메꿀 시간을 준 뒤, 파나콤이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전명령을 통해 회사를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누가 발이 빠를까= 금감위가 이날 판결에서 이긴다면 「누가 먼저 대한생명에 돈을 집어넣느냐」가 관건이 된다. 금감위는 판결 즉시 공적자금을 밀어넣어야 후환(後患)에서 벗어날 수 있다. 판결이 나는 동시에 관리인을 통해 자본금을 감자하고 예금보험공사에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 전광석화처럼 출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파나콤의 주금납입이 판결 전에 단행되거나 판결 후에라도 정부보다 빨리 강행될 경우에는 수권자본금 800억원이 꽉 차기 때문에 감자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능해진다. 정부와 파나콤은 본안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루한 싸움을 벌이게 되며 공중에 뜬 대한생명이 그 사이에 시장의 압력을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물론 최순영회장 측이 승소하면 공적자금 투입이 차단되고 파나콤이 여유를 갖게 된다. ◇계약이전명령 쉽지 않을 듯= 파나콤이 대한생명을 인수하게 되더라도 정부가 단호하게 증자나 계약이전명령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가 이같은 조치를 취해 파나콤이 정부가 정한 시한 안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한생명의 재산은 자산부채 인수방식(P&A)으로 다른 보험사에 넘어간다. 부실은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 결국 1조5,000억~2조원만 넣어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회사를 퇴출시키고, 3조원에 달하는 국민부담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 계약이전 대상도 문제다. 건실한 보험사에 대한생명의 자산을 넘겨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밖에 적당한 회사가 없고, 이들중 하나가 대한생명 자산을 넘겨받는다면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제한에 걸릴 소지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 자산을 인수하는 회사는 국내 1위의 생보사로 자리를 굳히게 돼 특혜시비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인질로 잡힌 대한생명= 금감위 관계자는『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파나콤이 대한생명 경영을 맡아 회사 사정이 더욱 악화된다면 궁극적으로는 국민부담만 더욱 늘어난다』며 『파나콤이 부실을 메꾸지 못할 때는 퇴출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순영 회장측이 31일 판결에서 이기더라도 정부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돈을 넣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같은 강경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崔회장이나 파나콤은 소송에서 이겨도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崔회장이 법정에서 이긴들, 자본확충을 못하면 대한생명은 간판을 내릴 위기에 몰리게 된다. 최순영 회장의 대리인인 우방종합법무법인 관계자는 『정부가 그렇게 나올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과연 책임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崔회장의 집착과 울분에서 비롯된 경영권 다툼에 정부가 「최후 수단」까지 동원하겠다고 나서면서 싸움이 대한생명의 목숨을 담보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46년 설립돼 국내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던 대한생명의 목숨이 위태로와지고 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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