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경선 룰 공방으로 비교적 주춤한 틈을 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이외의 경남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과 전 총리인 한명숙 의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범여권의 잠룡들이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14일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호남 자기부상열차’를 제안하는 등 준 대권 주자로서의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이와 더불어 한 의원과 문 사장 등도 대권무대 진출을 위한 워밍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열린우리당ㆍ통합신당모임 등의 통합신당 추진 그룹들도 대선후보 영입에 주력하고 있어 조만간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범여권 대선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14일 전남 목포대 강연에서 부산과 목포를 연결하는 ‘영호남 자기부상열차 건설사업’을 제안했다. 이는 김 의원이 과거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구상해온 것으로 경남 창원의 기계연구소(KIMM)가 원천기술을 개발해 시험운행까지 마친 상태로 고속철도와 같은 외화유출 우려도 없고 수출사업으로도 키울 수 있다는 것. 이번 자기부상열차 프로젝트는 김 의원이 마련하고 있는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상’ 시리즈중 2탄인 ‘환황해권 경제협력체 구상’의 핵심사업이다. 김 의원은 다음주에 3탄의 정책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 의원도 다음주부터 정치활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 의원 측 관계자는 “(한 의원은) 이번주까지는 주로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주부터 대외 일정에 맞춰 움직일 예정이고,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 의원은 다음주중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 관계자들과 만나 정국현안을 논의하고 통합신당 설립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사장도 대선무대 진출을 위한 숨 고르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13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합리적이지 않다”며 비판했다. 그는 또 차기 대통령감에 대해 “부패ㆍ정실ㆍ정부이 사라지는 신뢰기반을 구축하는 사람”과 “(경제원동력이) 육체근로에서 지식근로로 가도록 하고 중국과의 상생관계를 통해 중국의 성장동력을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으로 만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지나치게 몸을 사리면서 옛 여권의 대선주자 영입이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지만 한 전 총리와 문 사장, 김 의원 등도 뒤지지 않는 경력과 인품을 갖춘 만큼 대안 카드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