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째 100을 넘어서는 등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를 보는 정부의 시각도 한층 밝아졌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7일 “최근 경기지표들을 보니 종전보다 회복이 조금 더 진전되고 있다”며 사실상 경기회복 진입을 공식화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에서 ‘완만한 경기회복의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하며 정부와 비슷한 시각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곧 내놓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당초 목표로 한 성장률 4.5%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의 희망대로 우리 경기가 ‘숨이 길고 저변이 넓은 회복 국면’을 유지할지는 아직까지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 살아나고 있는 소비ㆍ투자를 특정 계층과 집단이 이끄는 양극화 현상이 여전하고 유가상승, 중국 긴축조치, 유동성 폭증에 따른 거품 가능성 등 하방 위험요인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현재의 회복속도를 유지하려면 소득과 고용여건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경기회복 국면 진입했다=소비자지수 외에 재경부는 이날 그린북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경기회복 진입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지금껏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지 단정하기 힘들다’ 등 회복세가 아직 견고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조 차관보는 이날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단정한 뒤 “이는 당초 예상보다 지표들이 더 호전되고 있는 데 기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가상승과 관련, “수도권 대중교통요금 등 체감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의 가격 안정 등으로 전반적으로는 전년동월비 2% 중반의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경상수지 적자 역시 연간 대외 배당금 지급액의 50% 이상이 3~4월에 집중돼 당초 예상했던 사안이라며 5월 경상수지는 흑자로 전환되고 연간으로도 소폭의 흑자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재경부는 ‘6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앞으로 소비ㆍ투자ㆍ생산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상향 조정 검토, 소득ㆍ고용여건 개선이 관건=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7월 초께 내놓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보다 지표가 빠르게 호전된 데 따른 자신감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유가상승 기조가 여전히 불안한데다 중국 등에서 강도 높은 긴축이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유동성 폭증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유가상승은 교역수지 악화로 연결되면서 성장을 해도 국민들의 주머니는 더 가벼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의 경기회복을 수출보다는 내수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소득 감소는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 증가세 지속 유지는 소득과 고용여건 개선 여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자리는 지난해 4ㆍ4분기 27만8,000명에서 올 1ㆍ4분기 26만4,000명을 유지하고 있다.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도 이 기간 동안 전 분기 대비 5.4%에서 4.4%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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