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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한 수묵화' 어떤 모습일까

중국문화원서 中화가 자오바오핑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창동 스튜디오에 입주한 첫번째 중국 화가이자 서예가인 자오바오핑(趙寶平)이 22일부터 중국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한다. 자오바오핑은 노신미술대학 중국 회화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 미술대학 중국화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수묵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사물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자기성찰이라는 동양적인 철학을 근거로 하면서도 서양적인 표현기법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일필휘지(一筆揮之)한 그의 작품에는 예리한 필법에서 나오는 섬세함과 학문과 수양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이 나타나 있다는 평이다. 전시에는 지난 1년간 한국에 머물면서 작업한 작품 20여 점이 선보인다. 그 중 한국에서 처음 도전한 수묵인물화가 눈길을 끈다. 수묵인물화에는 인간의 육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있고 생명 존중에 대한 안목이 있어 그림의 품격과 재미를 더한다. 먹과 채색으로 여인의 누드를 그린 ‘욕(浴)’, 한 겨울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동지(冬至)’ 등 구상작품에는 사군자를 치며 은둔생활을 하는 선비정신 대신 작가의 현실 생활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있다. 자연의 풍경을 추상으로 그린 ‘호흡’은 경쾌하면서도 기운이 넘친다. 그의 작품에는 중국 수묵화의 화법을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그 바탕 위에 현대인의 감수성과 미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비록 전통적인 필묵을 도구로 사용하지만 옛사람의 흔적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옛 사람의 마음으로 오늘을 바라보겠다는 작가의 예술세계가 돋보인다. 전공인 서예작품도 다수 선 보인다. 웅대한 그의 글씨는 동양 서체의 날렵함과 섬세함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신경림 시인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화려한 듯 다채로운 색채감을 뽐내는 그의 수묵화는 폭력을 배격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지나친 물질중심의 문명에 대한 비판, 능률과 속도가 삶의 척도가 된 현실에 대한 반성과 회의도 그의 수묵 산수화에서 들을 수 있는 메시지다.” 전시는 7월6일까지 계속된다. (02)995-0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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