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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브라질 젊은이들이 술 마시고 춤추는 클럽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포도봉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맥주를 기본으로 시키듯 브라질에서는 클럽에서 보드카 1병을 주문하면 보드카 1병에 포도봉봉 6캔이 따라 나온다. 네모난 박스 가운데 보드카가, 그 옆에는 음료 캔이 들어가 있다. 현지인 마르코스씨는 "칵테일 개념으로 보드카에 포도봉봉을 타서 마시거나 그냥 먹는다"며 "야외에서도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게 좋다"고 전했다.
월드컵에 현대자동차나 삼성ㆍLG 같은 국내 대기업 이외에 'K푸드'도 브라질 현지에서 다시금 몸값을 올리고 있다. 이미 상당수 제품은 브라질 사람들의 식습관으로 파고들었다.
14일(현지시간) 찾은 상파울루 시내 대형마트 까르푸의 빌라마리아점. 까르푸 1층 매장에 들어서면 바로 오른편 대각선에 K푸드 점포가 눈에 띈다. 이곳은 현지에서 한국산 식품을 수입ㆍ판매하는 OG컴퍼니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지난달 차린 한국 식품 전용점포다.
약 40㎡(약 13평) 규모의 매장에는 한국산 포도 음료와 참치 캔, 꽁치 통조림, 김, 라면, 소주 등이 진열돼 있다. 가장 잘나가는 상품은 포도봉봉. 이날도 포도봉봉을 사가는 현지인들이 꾸준히 눈에 띄었다.
포도봉봉의 가격은 캔당 3헤알(약 1,370원). 싸지 않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다. 매장에서는 라면이 개당 4.2헤알(약 1,910원)에 팔린다. 소주는 14헤알, 홍삼차는 90헤알에 나간다. 매장 직원인 호산느씨는 "포도 음료가 잘나간다"며 "브라질 사람들은 한국산 만두와 된장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K푸드 매장은 연말까지 월 매출 1만달러(약 1,000만원)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지 상파울루 시내에 이 같은 K푸드 매장을 최대 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윤상 OG컴퍼니 사장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아 매장을 추가로 더 열 생각"이라고 했다.
월드컵 바람에 '치맥(치킨과 맥주)'도 현지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파울루 빌라클레멘티노 지역에 문을 연 'K팝 치킨'은 점심 때 전 매장(150석)을 꽉 채울 정도로 손님이 넘친다. 치킨과 맥주·소주를 파는데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다. 월드컵 한국 경기일에도 매장에서 단체응원이 예정돼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홍보효과를 최대한 노리겠다는 의도다.
치킨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BBQ'도 브라질 현지인들에게 한국식 통닭의 맛을 전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닭고기를 튀겨먹는 데 익숙하지 않아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 찾고 있다. 최근 들어 매출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한국산 아이스크림 '메로나' 역시 브라질에서 인기상품이다.
하 사장은 "고추장은 현지인들이 너무 매워해 보급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이나 동양 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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