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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 대·중기 상생, 법·제도적 강요보다 인센티브 늘려 참여 유도를

2인3각 경기처럼 함께 뛰어야 글로벌 전쟁터에서 생존 가능<br>2·3차 중소 협력사 사이에도 공정거래·동반성장 문화 필요<br>정책기조 중기 보호에만 치중 성장의지 꺾고 의존성만 키워<br>중기도 경쟁력 있는 부품 통해 스스로의 가치 높여 나가야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 상생 컨퍼런스’에서 한상만(왼쪽부터) 성균관대 경영연구소장, 양금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 박원주 지식경제부 국장, 임채운 중소기업학회장 등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최근 산업의 융ㆍ복합 추세 속에 다층화된 기업생태계에서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은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구할 수 있는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11일 대ㆍ중소기업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 200여명이 함께 한 가운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2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는 참석자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실천의지를 함께 다진 소통의 장이었다. 참석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2인3각 경기처럼 호흡을 맞춰야 동반성장이 가능하고 한국 경제가 발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경제신문과 포춘코리아 주최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유 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심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때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고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은 다층화된 기업생태계의 생존전략=유 위원장은 우선 과거 스마트폰 시장의 세계 최대 기업이던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에서 동반성장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키아는 부품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구시대적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철저하게 몰락했다"며 "가격경쟁보다 더 중요한 품질과 혁신 경쟁에 적응하지 못한 노키아의 실패 사례는 시장의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시장 변화의 중심에는 종전 단선적이던 기업 간의 가치사슬이 복선화되고 다층화되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생태계의 변화로 말미암아 기업의 경쟁력은 협력 중소기업들을 포함해 유관기업들이 얼마나 잘 어우러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업의 생존전략 역시 대ㆍ중소기업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대기업 간,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위원장은 특히 진정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요구를 하고 중소기업은 어쩔 수 없이 대기업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며 "동반성장은 대기업에 중소기업을 위해 시혜를 베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경제 환경이 변했으므로 더불어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또 "중소기업을 보호해달라고 무조건 요구만 하는 시대는 벌써 지났다고 본다"며 "중소기업도 경쟁력 있는 부품을 싸게 만들어 대기업에 성실하게 공급함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동반성장은 '신뢰를 동반하는 성장'이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혁신ㆍ협력ㆍ신뢰가 경쟁력이 되는 문자 그대로 동반성장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ㆍ중기 함께 성장하는 포지티브형 정책 전환 필요=이어 '대한민국 상생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향후 동반성장은 성과 분배에 주력하는 제로섬 방식의 네거티브형에서 대ㆍ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플러스섬 방식의 포지티브형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소장은 특히 "여전히 법과 제도를 통한 동반성장 정책이 선호되고 있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나 회계 투명성 제고,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문화 확산 정책은 미흡하다"며 "'대기업 규제, 중소기업 보호'의 정책기조가 유지ㆍ확대돼 중소기업의 성장의지를 떨어뜨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 소장은 "법과 제도를 통한 기업의 참여 강제보다는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경쟁자 보호가 아닌 경쟁 촉진을 통해 한계기업을 퇴출하는 한편 유망기업의 성장동기를 고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이어 "혁신형 중소기업 중심으로 지원정책을 개편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고 중견ㆍ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2ㆍ3차 중소 협력사 간에도 공정거래와 동반성장이 기업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상생 컨퍼런스에서는 대그룹ㆍ중견그룹ㆍ공기업 등의 부문에서 삼성ㆍLGㆍSKㆍ한화ㆍ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국전력ㆍ현대건설ㆍKTㆍ현대차ㆍ포스코 등 47개 그룹 및 기업이 상생 우수그룹ㆍ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식경제부ㆍ동반성장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대ㆍ중소기업 기업인, 전경련ㆍ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관계자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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