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부리한 눈매의 김동완 기상청 통보관으로 대표되던 남성 중심 기상캐스터 세계에 등장했던 국내 최초의 여성 기상캐스터는 KBS의 이익선 아나운서. 그녀가 나온 뒤 기상캐스터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고 각 방송사마다 많은 팬을 확보한 여성기상캐스터 전성시대가 나타났다. MBC의 현인아ㆍ배수연ㆍ김혜은, KBS의 박시준ㆍ이정옥, SBS의 홍서연ㆍ조경아ㆍ황현주 등이 바로 그들. 이들 지상파 3사간 경쟁이 붙으면서 여성기상캐스터의 패션도 화려해지고 있다. 화창한 날에는 연두색 블라우스를, 축구 대표팀의 경기 날에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는 등 기상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패션을 동원하고 있다. 기상캐스터들은 날씨에 따른 패션변화의 시작은 90년대 중반 국내에 개봉된 영화 ‘업클로즈 앤 퍼스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전국구 아나운서를 꿈꾸던 미셀 파이퍼의 일기예보 방식이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미셀은 비 예보를 할때 노란우비를 쓰고 나와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비가 오면 이런 차림으로 나가 즐겁게 비를 맞아보세요”식의 멘트를 하면서 국내팬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몇 가지 패션 공식이 남아 있다. 우선 모든 여성 기상 캐스터가 실내나 야외 불문하고 모두 치마 차림이다. 여성 기상 캐스터들이 여성성을 강조한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파란색 계통의 옷을 입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지도와 기상도 등 가상 화면을 덧씌우는 블루 스크린을 뒤에 놓고 촬영을 하기 때문에 푸른색 계열 옷은 절대 금물. 베이지색, 붉은색, 흰색, 노란색 등의 색상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예쁜 우비가 없어서 외부에 의뢰해 트렌치코트형 우비를 직접 제작했어요” 비 예보를 하면서 더블버튼의 노란색 우비를 입고 나왔던 현인아 MBC 기상캐스터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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