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늘 똑같은 티셔츠만 입는 건가요?"
6일 오후2시(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이스북 본사 한 강당. 회색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마크 저커버그에게 한 청중이 질문을 던졌다. 저커버그는 이에 대해 웃음을 지으며 "오직 '베스트 서비스'만을 생각하기 위해서"라고 화답했다.
한결 같은 옷차림으로 유명한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패션철학을 공개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마크와 Q&A' 행사를 열었다. 매주 금요일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임직원이 모여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은 있지만 일반 대중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크 셰로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도 함께 나왔다.
이날 행사에서 저커버그는 자신의 옷차림에 관한 질문에 매우 진지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국제행사를 할 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날 때도 늘 회색 반팔 티셔츠 차림이다.
저커버그는 이 질문에 "심리학적으로 옷을 입거나 밥을 먹는 것에도 에너지가 들어간다더라"며 "내 생활을 단순화하고 모든 힘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쏟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샌드버그 COO는 "(회색 티셔츠가) 한 벌만 있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라"고 저커버그를 거들어 청중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경영철학도 공개했다. 그는 "창업을 하고 회사경영을 하는 일은 잘 모르지만 주변의 동료와 임직원들이 내가 모르는 것을 답해줄 때가 많다"며 "행사에 경영진이 함께 나온 것도 내가 모르는 답을 그들은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사업에 대한 청중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답했다. '왜 페이스북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설치하도록 강요하나'라는 질문이었다. 최근 페이스북은 서비스 내 메신저 기능을 없애고 대신 독립적인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서만 메시지를 주고받도록 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사항인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 내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으려면 아무래도 손이 더 간다. 별도 앱을 만들면 서비스가 훨씬 편리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메신저에 대한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만큼 많이 하는 것이 메시지 송수신"이라며 "어떤 지역에서는 이용자의 99%가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팬 페이지'를 이용하는 사업자들이 원하는 만큼 광고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포스팅 개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가려지는 포스팅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개인이든 사업자든 최적화한 콘텐츠를 받아보고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이 매력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페이스북의 핵심은 소통과 연결"이라며 "마치 전구를 켜거나 수도꼭지를 돌리는 것과 같이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믿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밖에 저커버그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소셜네트워크'가 얼마나 현실과 비슷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영화는 실제와 다소 다르지만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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