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74%나 줄어 네 토막이 났고, GS와 한진은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10대재벌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가량 늘었다. 증가폭 대부분은 ‘삼성 몫’이다. 재벌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얘기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사를 제외한 12월 결산법인들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지난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13개)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모두 38조1천906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33조960억원보다 15.4%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9조493억원에서 36조7,850억원으로 26.6%(3조1,247억원) 증가한 것이 컸다.
SK그룹(16개) 영업이익도 8조7,842억원에서 11조3,963억원으로 29.7% 많아졌다.
주력 계열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악화했지만, SK하이닉스가 전년보다 흑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LG(11개)와 롯데(7개) 영업이익도 8.9%와 6.9%씩 늘었다.
다만, 롯데그룹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에도 순이익은 2012년 1조7,711억원에서 작년 1조5,498억원으로 12.5%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순이익이 1조1,576억원에서 8,806억원으로 23.9%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서 벗어난 두산그룹(6개)의 경우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992억원에서 1조1,549억원으로 44.5%나 급증했지만, 순이익은 2,015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35.3% 줄었다.
그러나 나머지 5개 그룹은 모두 전년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3개)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영업이익이 2012년 2조1,283억원에서 2013년 5,488억원으로 74.2%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4조8,575억원에서 63조2,564억원으로 2.5% 감소했고, 2012년에는 1조1,68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3년에는 126억원 순손실을 봤다.
한화(3개) 역시 작년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9,974억원과 1,57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1.4%와 62.8%씩 줄었다.
GS(8개)와 한진(5개)은 각각 763억원과 4,2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나란히 적자전환했다.
GS그룹은 GS건설의 저가수주 문제가 불거지면서 순이익 측면에서도 1,427억원 순손실을 냈다. 다만, GS그룹의 경우 그룹 내 비중이 가장 큰 GS칼텍스가 비상장사여서 실적 집계에서 빠져 있다.
대한항공 등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은 1조7,4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밖에 작년 내내 엔저 공세에 시달렸던 현대차그룹(9개)도 영업이익이 17조7,912억원에서 17조3,456억원으로 소폭(2.5%) 줄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19조329억원에서 20조306억원으로 5.2% 많아졌다.
작년 10대 그룹 81개 상장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모두 78조3,801억원으로 전년의 73조6,497억원보다 6.4%, 4조7,304억원 늘었다.
이는 삼성그룹 영업이익 증가폭(5조946억원)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그룹이 48.7%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현대차(22.1%), SK(14.5%), LG(8.6%), 롯데(3.2%), 두산(1.5%), 한화(1.3%), 현대중공업(0.7%) 등이 뒤를 따랐다.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10대 그룹 상장사 영업이익은 작년 명목 GDP(1천428조3,000억원)의 5.5%에 해당했다. 2012년 5.3%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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