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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만 60세 정년연장 내년 3월 도입

2016년 1월서 10개월 앞당겨

"주도권 쥐려면 선제대응 필수"… 계약직 많은 업계에 큰 파급력

직급체계도 6단계서 3~5단계로 조직내 소통·실무사원 권한확대


신세계(004170)그룹이 유통업계 최초로 만 60세 정년 연장을 조기에 시행한다. 또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현행 6단계인 정규직 사원의 직급체계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6년 1월로 예정된 만 60세 정년 연장을 10개월 앞당겨 내년 3월부터 조기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룹 산하 27개 계열사에 직원 4만5,000여명이 대상이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정년은 만 55세다.

앞서 국내 주요 대기업 중 GS칼텍스,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이 조기에 정년을 연장한 적은 있으나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처음이다. 신세계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1년 전부터 정년 연장을 조기에 도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무기계약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세계가 정년 연장을 서둘러 도입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년 연장으로 전체 임직원에 대한 임금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인사 적체에 따른 조직 노후화 등 유무형의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 방안을 검토중인 것은 맞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정년 연장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형식과 관습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사업의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그룹 전반에 걸쳐 선제적 변화와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는 정년 연장 조기 시행에 맞춰 직급체계를 개편하고 임금피크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6단계(사원·대리·주임·과장·부장·수석부장)로 나눠진 직급을 3~5단계로 간소화해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고 실무급 사원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KT·다음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사례를 참고해 현재 6단계인 정규직 사원의 직급을 '매니저'나 '님'으로 일괄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이를 위해 올 초부터 IT서비스 자회사인 신세계I&C에 단일 직급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특성상 직급에 따른 위계질서가 어느 정도는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기존 직급을 일부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는 것은 단기간에 그룹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소통이 정체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삼성에서 분리한 1997년까지만 해도 매출 1조8,000억원에 재계순위 33위(공기업 제외)에 그쳤지만 이후 유통사업을 주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23조4,000억원, 재계순위 13위로 도약했다.

김도현 법무법인 한양 공인노무사는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정년 연장을 조기에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개편하면 무기계약직이 많은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069960) 등 다른 유통업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임금피크제에 따른 조직 내 위화감을 해소하고 정년을 조기에 연장함으로써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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