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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들어차는 5∼8월 남북관계 캘린더

6자회담 재개 돌파구 마련할지 주목

5∼8월 남북관계 캘린더가 각종 회담과 행사로 들어차면서 남북관계가 숨가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5월에 경의선.동해선 철도 시험운행과 장성급회담이, 6월에는 김대중(金大中.DJ)전 대통령의 방북과 6.15공동행사, 적십자회담이, 7월에는 장관급회담 등이 각각 잡혀 있고 8월에는 화상상봉과 8.15행사 등이 열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정동영(鄭東泳) 당시 통일부 장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에 이어 열린 제15차 장관급회담 이후 회담 및 행사가 봇물을 이룬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우선 5월에는 16일 한반도 동서쪽에서 나란히 시작되는 DJ 방북을 위한 실무접촉과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이 관심사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마주하는 DJ 방북 실무접촉에서는 경의선 열차 방북이 성사될 지 주목된다. 장성급회담의 경우 서해 해상에서의 충돌 방지를 위한 방안과 서해 공동어로 구역 설정 등 군사적 신뢰 구축 및 긴장 완화 방안이 논의된다. 올 들어 두번째로 열리는 장성급회담인 만큼 남북 간 군사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정치.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관계진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 회담에 이어 25일에는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진다. 특히 경의선의 경우 1951년 6월에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철마'가 달린다는 점에서 엄청난 상징적 의미를 갖는 행사이다. 꿈처럼 여겨졌던 북방경제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인프라의 구축작업이 진일보하는 의미도 있다. 5월에는 제12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도 열릴 예정이다.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제 분야의 최상위 회담인 경협위가 열리면 하위 회담이나 접촉일정도 줄줄이 잡힐 공산이 크다. 특히 이번 경협위에서는 아직 세부사항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이행되지 못하고있는 경공업-광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해 신발, 의류, 비누 등 3대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고 우리측이 북한 내 지하자원에 대한 투자개발권을 갖는 경공업-광업 협력은 그동안 열차 시험운행 및 개통식 문제와 맞물려 본격화되지 못했던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열차 시험운행에 따라 경공업 원자재 제공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정부 안팎의 전망이다. 6월에는 아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DJ가 6년 만에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불씨를 되살려 북한으로부터 회담 복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받아낼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세계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이와 함께 DJ의 방북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몽골 순방에서 강한 의지를 밝힌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닦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6.15 때는 작년의 경우 우리측 당국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북측당국 대표단이 내려올 예정이다. 6.15 민간행사에 참가할 경우 광주 방문이 예상되며 당국 공동행사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에 걸쳐 금강산에서는 6.15 6돌을 기념한 이산가족특별상봉 행사가 열려 200명씩의 이산가족이 한을 풀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해 제8차 적십자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7월 들어서는 제19차 장관급회담이 11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이어 8월에는 9∼11일과 21∼23일에 각각 제5, 6차 화상상봉 행사가 진행되고 8.15 때 우리측 당국 대표단이 평양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꼬리를 무는 굵직한 남북관계의 회담과 행사가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남북관계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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