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경영의 아름다운 미학(美學).’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업시민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나눔의 미학’이새로운 경영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박종규 기업사회공헌연구소장은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이미지를 높이고 소비자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존경받는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은 전략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국제표준기구(ISO)는 오는 2008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나타내는 지수인 ‘ISO 26000’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분야에서도 품질(ISO 9000)이나 환경(ISO 14000) 같은 인증 지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ISO 26000이 제정, 시행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제대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지 못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이제 기업에겐 생존의 문제로 중시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일과성 생색내기에서 벗어나 고객과 지역사회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는 사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행사 자체가 아니라 수요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그룹은 199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세우고 계열사별로 사회봉사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이건희 회장의 ‘사회공헌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삼성은 올해 임직원의 95% 이상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 연인원 15만명이 총300만 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활동에 나서게 된다. 삼성은 재난인명구조 조직 3119구조단, 구조견 및 에버랜드 급식봉사가 연계한 복합 재해구호 봉사 등을 통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매년 12월 3주 동안을 ‘사회봉사주간’으로 정해 전국사업장 임직원들이 자매결연을 통해 지원해온 곳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인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저소득층 5만가구에 햅쌀을 보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재난구호전문 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SK그룹은 소외계층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SK㈜는 보건복지부, 노동부, YMCA,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등과 함께 2007년까지 저소득층 자녀률 위한 보육시설 설치, 운영과 지역아동센터 여성 일자리 파견 사업 등을 통해 약 1,5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LG복지재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복지관을 건립해주고 이동목용차량을 기증했으며 LG상담도서관은 시각장애인에게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해 책을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구축했다. 임직원들의 헌혈을 독려해 혈액부족 해소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한적십자사와 ‘사랑나눔 헌혈약정식’을 맺고 한해 평균 2,000여명의 직원들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헌혈주간을 정해 전 임직원이 헌혈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신입 사원과 경력사원 채용시에도 헌혈을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우리 나라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인도 오리사주에서 안면 기형 환자들에게 성형수술을 실시해준 것은 물론 국제해비타트와 함께 사랑의 집 짓기 활동을 벌여 2년간 30여 채의 주택을 소외된 이웃에게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태풍 ‘나비’로 이재민이 발생한 파키스탄에 굿네이버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긴급구호 키트를 지원하기도 했다. 민영화된 공기업들 역시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나눔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8개 지사를 거점으로 문화재청과 함께 문화재지킴이 협약식을 체결하고 지역사회 문화재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전은 단전가구 지원을 위해 전 임직원이 2003년부터 모금 활동을 벌여 단전중이거나 단전 보류중인 7,730여 세대의 전기요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직원의 10% 가량이 장기기증 서약을 맺고 장기기증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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