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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e-사람] 민홍기 이소프넷 사장
입력2003-04-22 00:00:00
수정
2003.04.22 00:00:00
김문섭 기자
IMF로 얻어맞은 흑자부도. 제 아무리 PC게임 유통시장의 선두주자였다고 해도 거래선이 와르르 무너지는 데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그리고 인수합병. PC게임을 팔아 번 돈으로 힘들게 키워낸 온라인게임 `드래곤라자`였지만 `리니지` `바람의나라`의 아성은 너무 높았다. 다시 절치부심. 1년 넘게 준비해온 야심작 `코룸 온라인`의 비공개 테스트를 앞둔 이소프넷에는 다시 힘찬 활기가 넘치고 있다.
“대입 수험생이 된 기분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가다듬고, 철저히 준비하고 있죠.”
이소프넷 민홍기 사장은 수험생 치고는 그다지 초조한 표정이 아니었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드래곤라자`와 `엔에이지`라는 두 번의 `재수` 경험이 그를 한결 여유있게 만든 모양이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어요. 온라인게임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일이라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죠.”
게임업체 사장으로는 적지 않은 나이, 게다가 애초 게임하고는 거리가 먼 창업투자회사 출신으로 쉽지 않은 세월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게이머들이 먼저 야단법석인 `코룸 온라인`을 지금껏 미공개 상태로 다듬고 있는 것도 그런 교훈 때문이다.
코룸은 원래 50만명 넘는 사람들이 즐겼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인기가 높았던 PC게임. 그런데 요즘 쏟아져나오는 게임들이 갖가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데 반해 코룸 온라인은 리니지와 같은 정통 롤플레잉게임(RPG)이다.
“승부는 결국 차별화가 아니라 게임성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성만이 게이머를 감동시킬 수 있거든요.”
코룸은 그 게임성을 `던전`(dungeon)에서 찾았다. 게임 속 모험의 무대인 지하감옥, 성 등을 의미하는 던전이 코룸엔 무려 3,000여개나 있다. 게임을 아예 던전 중심으로 엮어가는 새로운 차별화를 시도했다.
아직도 게임을 잘 모른다고 손사래를 치는 민 사장이지만 그에게 게임의 감각을 유지시켜주는 든든한 `센서`들이 있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아들이다. 그는 “부모가 가이드만 잘 하면”이라는 전제 하에 게임에 순기능도 많다고 주장한다.
“게임에 들어가 이리저리 치고받다가 한번 `왕따`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점잖게 사교하는 법을 습득합니다. 가상의 커뮤니티에서 사회생활을 미리 체험하는 거죠.”
아버지 회사의 게임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는 두 아들이 과연 아버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코룸을 어떻게 평가해줄 지 지켜볼 일이다.
"올 매출 200% 늘어날것"
LG그룹 출신의 민홍기 사장이 10년 전통의 PC게임 유통사였던 하이콤을 만난 것은 지난 99년. 당시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현 모아창투)의 투자심의위원이던 민 사장은 IMF로 부도가 난 하이콤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투자 결정을 내렸다.
와이즈내일의 투자로 이소프넷을 설립하고 하이콤을 인수합병한 뒤 온라인게임사로 본격 변신, 드래곤라자와 엔에이지 등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해 80억여원의 매출로 20%나 감소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올해는 200% 늘어난 250억원이 목표다. 민 사장은 “결코 높은 목표가 아니다.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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