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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대비하자
입력2004-02-23 00:00:00
수정
2004.02.23 00:00:00
오철수 기자
`평생직장`이란 말이 옛말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날이 갈수록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사오정`(45세 정년), `삼팔선`(38세 정년이면 선방)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상당수 직장인들은 언제 퇴사해야 할 지 모르는 불안한 날을 보내고 있다. 실제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의 80% 이상이 `직장생활에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대비를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보통 퇴직을 하게 되면 재취업을 생각하게 된다. 재취업은 시간차를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지만 너무 서둘러도 안되고 어렵다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먼저 재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입사지원에 필요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오랜 직장생활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헤드헌터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헤드헌팅 활동이 활발해 이메일이나 사이트에 마련된 게시판에 올려 조언을 구할 수도 있으며, 직접 방문하여 향후 재취업방향이나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다. 본인이 자신을 평가한 시각과 전문가가 평가한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 활동은 자기자신을 얼마만큼 알릴 수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경력을 말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어느 회사, 무슨 부서에서 몇 년간 근무했다는 정도만 설명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떠한 역량을 발휘했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이 근무하면서 어떤 능력을 갖고 회사를 위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가 알고 싶어하는 것은 어떤 업무를 맡아 어떠한 성과를 내었는가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서는 자신이 맡았던 업무에 대해 어떠한 핵심역량을 갖고 있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경력직 채용의 경우 대부분 경력기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원자를 평가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한다. 영업직과 같이 매출에 직접적인 관련이 되어 있다면 자신의 매출실적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마케팅이나 기획직과 같은 부서에 있었다면 무슨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업무를 진행했었는지를 기록해 놓도록 한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부서가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자신이 차지한 비중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취업을 준비할 때 겪게 되는 난관은 눈높이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그 동안의 직책이나 연봉보다 수준이 낮은 곳으로 직장을 옮긴다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들 수도 있고 좀 더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생직업`의 시대에서 일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이 가진 역량을 알고 활용할 줄 아는 기업이라면 과감히 눈높이를 낮추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0~50대 중년층의 경우 퇴직금을 자본금으로 하여 재취업보다 창업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창업아이템도 등장하고 있으며 창업정보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이론과 실전은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퇴직 후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주관(41세)씨는 “큰 아버지가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그 밑에서 점원으로 1년여 정도 일한 후 창업을 결심했다”며 “바로 창업을 하는 것 보다는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서 현장을 체험해 본 후 도전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시 구조조정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기업이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직원에게 재취업이나 창업 등 일자리를 찾는데 필요한 교육과 제반 여건을 마련해주는 제도로 예전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직장인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진로개척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예가 많아지고 있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높은 고용불안 속에 살아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핵심 역량을 갖추고 계발해 나가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므로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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