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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이 돌아온다] 반세기만에 되찾는 도심속 생태공원
입력2003-06-30 00:00:00
수정
2003.06.30 00:00:00
김성수 기자
청계천이 열린다. 옛이름(開川)을 되찾는 듯 반세기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아낙들이 모여 앉아 빨래하고 아이들이 가재잡고 멱감던 옛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이다.
미리 가 본 청계천의 모습을 어떨까. 아이들이 물장구치는 동안 새로 조성된 둔치 산책로에는 연인들이 손잡고 거닐고 있다. 주변 상가에서 쇼핑을 즐긴 외국인과 젊은이들은 전망대와 노천 카페를 찾아 되살아난 청계천을 만끽하고 있다.
2005년말 청계천 모습에는 서울을 인간 중심의 생태적 환경도시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의지가 담겨있다. 600년 고도(古都)의 역사성을 되찾고 문화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구상과 도심 경제를 활성화시켜 강남ㆍ북 균형발전을 꾀하고 서울을 동북아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투영되고 있다.
오는 2005년 9월 청계천은 구간별로 다양한 광장과 다리. 조경ㆍ조명시설 등을 갖춘 `테마공간`으로 거듭난다.
서울시가 최근 제시한 기본설계안에 따르면 동아일보 앞에서 신답철교로 이어지는 5.8㎞ 공사 구간은 동아일보 앞~광장시장(2.0㎞), 광장시장~난계로(2.1㎞), 난계로~신답철교(1.7㎞) 등 3개 공구로 나눠진다.
상류부인 1공구의 경우 전체 구간을 문화와 역사, 자연을 테마로 한 10개 구간으로 나눠 `청계천 10경(景)`을 조성한다. 각 경에는 지역별 특성과 테마에 맞게 `천년잉어` 조형물과 시간광장, 횡단 수변데크, 수표석 조형물, 빨래터, 징검여울, 곤충 조형물 등 다양한 시설로 꾸며진다.
2공구는 역사(종묘ㆍ우시장), 문화(동대문시장ㆍ오간수교), 생활(황학동 주거지역), 생태(영도교) 등 4개 주제로 나눠 패션광장과 징검다리, 벽천(壁泉), 빨래터, 자연학습장 등 `천변 8경`으로 조성된다.
이어 3공구에는 친수와 친자연, 자연체험 등 5개 주제별로 벽천, 징검다리, 습지, 생물서식지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청계천 수질을 한강물과 같은 2~3급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한강과 중랑천에서 붕어, 누치, 미꾸라지, 피라미 등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방생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청계천을 장식할 다리는 1ㆍ2공구 각각 8개, 3공구 5개 등 모두 21개로 꾸며지며 다리 이름과 형태는 이미 결정됐다. 이들 다리는 앙부일기(모전교)나 뫼산(관철교), 나비(나래1ㆍ2교), 재리시장 등의 모습을 형상화하거나 지붕을 막으로 덮는 등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된다.
각 테마 공간과 다리에는 실루엣ㆍ광섬유ㆍ수중연출ㆍ수목조명과 안개분수, 워터스크린, 고사분수 등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조명ㆍ수경시설도 갖춰진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완공된 뒤 주변 도심은 4개 권역으로 나뉘어 기존 상관과 주변 여건 등에 따라 권역별로 개발된다. 시는 기본적으로 민간이 주도하되 국제금융(무교동) ITㆍ인쇄(세운상가) 패션(동대문상가) 등 전략 재개발구역에는 적극 개입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청계천 일대 개발구상은 시정개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청계천 주변 4대문안 도심권 정비 방향`을 통해 구체화됐다. 시정연은 특성보존지구(관철동 광장시장) 재개발지구(삼각동ㆍ숭인동) 자율갱신지구(방산시장ㆍ창신동ㆍ숭인동ㆍ황학동ㆍ신설동) 종합정비지구(동대문운동장) 등 4개 권역으로 나눈 특화개발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에 앞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던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반발은 공사 내내 공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계천 주변 상가는 점포 수로는 6만2,000곳, 종사자는 21만3,000명(2001년 기준)에 이른다.
시는 이와 관련해 이주를 희망하는 상인에 대해서는 송파구 장지동 일대에 조성중인 `동남권 유통단지`에 수용하기로 했다. 장지동에 이주단지를 건립할 경우 전체 유통단지 면적을 15만평까지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또 청계천 세운상가 주변 4개 블록 4만4,000평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땅을 사들이지 않으면서도 기존 임차상인들에게 임대ㆍ분양때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상인들은 공사에 따라 상권 위축과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보다 현실적인 보상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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