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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노근리사건 다큐 27일 방송
입력2002-03-19 00:00:00
수정
2002.03.19 00:00:00
한국 전쟁 당시 노근리 지역에서 발생한 미군의 민간인 학살에 관해 취재한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Kill'em all'(모두 죽여라)이 오는 27일 EBSTV를 통해 방송된다.EBS는 이날 오후10시 '시사다큐-움직이는 세계'시간을 통해 노근리 양민학살 등 미군의 한국전 당시 범죄 행위를 3자의 시선으로 분석한 이 다큐멘터리를 긴급 입수, 방영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월 1일 오후 BBC의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타임워치'시간에 방송돼 화제를 모았었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파병 미군들의 인터뷰를 포함, 접근이 어려운 당시의 군 공식 기록 등을 제시해 전장에서 발생한 우발 사고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미 국무성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는 점이다.
당시 참전했던 제7기병연대 소속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난민을 사살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음이 확인된다.
또 미 공군이 육군의 요청으로 피난민에게 기총소사를 했다는 메모, 같은 사단 소속인 제8기병연대가 '전선에 접근하는 모든 사람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통신 기록도 뒤따른다.
'피난민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미군의 문서가 전쟁 발발 1개월 안에만 최소14건에 달했다는 점도 전파를 탄다.
북한 인민군의 게릴라 작전에 의해 수세에 몰린 미군이 전장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피난민 행렬을 통해 북한군의 첩보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두려워 했고, 이에 따라 노근리 외에도 곡안리 양민 학살, 낙동강 다리 폭파, 포항 인근 해안의 함포 사격 등이 이어졌다고 이 프로그램은 밝히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가 노근리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민간인에 대한 발포명령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제7기병연대의 통신기록이 미 정부 문서보관소에서 사라졌지만 미 국방부 보고서는 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프로그램 명 'Kill'em all'은 당시 참전 용사였던 조 맥먼의 인터뷰 내용에 직접 등장하는 말이다.
그는 "한 장교가 모든 것을 향해 발포하라, 전원 사살하라고 명령하며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녔다"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증언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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