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4ㆍ9 총선’을 앞두고 참여정부의 현직 실세들이 호남 지역구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조용택 전 국무조정실장, 김영룡 국방부 차관 등은 금배지를 달기 위해 서로 공동연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들의 출마 예상지역은 광주ㆍ전남으로 대통합민주신당 현역 의원들의 텃밭인데다 일부 동교동계 인사가 출전준비 중이어서 범여권 계파 간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장 장관의 출마 예상지는 광주 북구갑 지역구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강기정 대통합신당 의원은 초선이지만 지난 16대 총선 때부터 금배지 도전을 위해 표심을 관리하고 있던 터라 장 장관으로서는 녹록지 않다. 이 지역에서는 또 김홍일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이만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칼을 갈고 있고 민주당의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등도 출전할 예정이다. 다만 장 장관의 광주제일고 인맥이 두텁고 예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지역사업 예산 확보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선전할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 장관은 전남 함평ㆍ영광 지역에서 재선의 이낙연 대통합신당 의원과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 시절 치렀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이 광주ㆍ전남에서 압승을 거둘 때에도 지역구를 지켜냈던 관록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이 재경부 세제실장과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대통령정책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이며 전남대 인맥의 뒷심도 기대되고 있어 돌풍이 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조 전 실장은 전남 강진ㆍ완도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지역구를 장악하고 있는 이영호 대통합신당 의원은 초선이지만 완도수산고 동문들의 지지를 업고 있는데다 현지 시민단체ㆍ언론계에서 활동해온 경력이 있어 조 전 실장으로서는 꺾기가 쉽지 않다. 조 전 실장도 전남 장성군수를 지낸 바 있고 광주제일고 동문들의 도움이 기대돼 이 의원과 혈투가 예상된다. 한편 전남 화순 출신인 김 차관은 광주남구와 전남 화순 지역을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차관은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산업통신 비서관을 지냈으며 당 전문위원을 거쳐 참여정부 들어 재경부 세제실장을 역임하는 등 재계와 정계ㆍ관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합신당의 한 관계자는 “전남ㆍ광주 지역은 정동영 후보의 대선 패배 이후 유권자들이 상당한 무력감에 젖어 있어서 신인들이 출마해 기존 의원들의 표심을 흔들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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