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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평화은행 김경우행장] 업무처리 철저한 노력가

김경우 평화은행장은 요즘 행복에 젖어 있다.평화은행이 창립한 이래 가장 좋은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 숙원이었던 증자도 성황리에 끝냈다. 김경우 행장이 지난해 취임한 이래 내건 모토는 「작지만 강한 은행」. 규모는 작지만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21세기에는 가장 알찬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제 그 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분기 20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4월 한달동안에만 무려 562억원의 당기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 4,285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퇴출 위기까지 몰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을 때만 해도 평화은행은 앞날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해 金행장이 취임했을 당시 평화은행의 주가는 고작 600원. 그러나 이제는 7배나 오른 4,2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평화은행은 지난 4월1일 정부로부터 2,200억원의 출자를 받은데 이어 최근 8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실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상반기중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일정보다 1년6개월이나 목표를 앞당긴 셈. 자본금 규모가 5,200억원으로 늘어나 명실상부한 중견 은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평화은행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경영진 교체와 1,200억원 유상증자, 점포폐쇄, 인원감축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으나 김경우 행장은 이를 모두 이행, 독자생존의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조건부 승인은행」이란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경우 행장은 『직원들의 기세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며 경영호전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그는 『앞으로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정책을 펼쳐 「작지만 강한 토종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IMF라는 급박한 금융조정기에 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당시 예상치도 못했던 여름 휴가를 실시, 금융기관들의 주목을 받았던 장본인. 은행 총파업으로 치닫는 위기 상황속에서도 파국만은 막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노동조합을 설득, 제일 먼저 사태해결을 선도하기도 했다. 그는 호방한 기질 때문에 「맏형님」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철저한 사람」이다. 은행의 세세한 업무까지 파악해 담당 직원을 당황하게 만들 때가 많다. 어떤 결정을 할 때는 몇번이고 심사숙고하지만 한번 결정된 일은 이루어질 때까지 철저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인지 직원들이 별 생각없이 적당히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 그는 『은행이 영원하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에 연연해 정도(正道)에 어긋나는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고 틈만 나면 강조한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면밀하게 분석한 다음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정도경영만이 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金행장은 원칙에 너무 얽매이는 것 역시 싫어한다. 규정에 치중하는 사람은 실력이 없다는게 그의 경험론. 사안이 생길 때마다 최적안이 무엇인지 항상 연구해야 하며 이런 노력없이는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다고 말한다. 김경우 행장을 잘 아는 관료나 금융인들은 『金행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거짓말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공무원과 금융인으로서 최고의 덕목이 정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재무부 시절부터 부하 직원이 거짓말이나 허위보고를 했다가 들통이 나면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 金행장 자신이 지금까지 별다른 과오없이 지내올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탁월한 기억력도 정평이 나있다. 보고받을 때 대충 끄덕이는 것 같아도 세세한 사항을 모두 머리속에 암기해두고 있다. 특히 숫자에 대한 기억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임원들의 전언(傳言)이다. 허위보고가 나중에 밝혀지는 것도 金행장의 이같은 기억력 때문. 김경우 행장의 「작지만 강한 은행」이란 모토는 국내 금융기관의 대형화 추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차별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취지. 그는 올해를 「제 2의 창업 기반의 해」로 정했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한 수익 제일주의를 추구하는 동시에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빈틈없이 쌓겠다는 의미. 金행장은 올들어 지난 4월까지 767억원의 누적 흑자를 기록한데다 전반적인 영업지표가 계속 호전되고 있어 올해 총순익 규모가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앞날을 낙관만 하지는 않고 있다. 대형은행간 합병으로 초대형은행이 출범한데다 선진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계 은행들이 앞을 다퉈 진 출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金행장은 『약점은 철저하게 보완하되 강점은 최대한 살리는 비교우위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21세기 경영전략의 기본도 생산성 제고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지식경영체제를 확립하는 것으로 정했다. 인생철학을 소개해달라고 하니, 대뜸 「대인춘풍 대기추상(待人春風 對己秋霜)」이란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를 중시하되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 전략적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로 경영에 임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약력 ▲41년 서울생 ▲60년 경기고 졸 ▲64년 서울법대 졸 ▲66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 ▲70년 재경 사무관 ▲76년 재무부 기획예산담당관 ▲80년 대통령 비서실 파견 ▲82년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83년 〃 외자정책과장 ▲84년 주영국대사관 재무관 ▲88년 재무부 증권국장 ▲90년 〃 국고국장 ▲92년 〃 아시아개발은행 파견 ▲95년 관세청 차장 ▲97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98년 평화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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