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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와 외제차/정덕영 자동차공업협 상근부회장(로터리)
입력1996-10-01 00:00:00
수정
1996.10.01 00:00:00
정덕영 기자
지난 9월말 방송사 중견간부들과 점심을 할 기회가 있었다. 직업이 자동차와 관련된지라 자연히 자동차에 관한 얘기가 많았는데 특히 외제차 증가에 대한 내용이 관심을 끌었다.자본주의 사회의 자유경쟁 시장하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다. 어떤 차를 사든 그것은 오직 개개인이 결정할 사항이다. 그러나 그 결정을 내리기 까지는 일반적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와 평가가 선행된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외제차를 구입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는가? 예를 들어 이 외제차는 우리 국산차의 어떤 모델과 비슷한지, 또 그에 따른 배기량, 각종 옵션장착, 연비 및 안전도, 최종가격, 평균 유지비용, 부품가격, 직영 AS망 및 정비는 용이한지 등을 면밀히 비교해 본 후 최종적으로 어느 쪽이 유리한가를 판단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즉 그만한 가격(수천만∼억원)에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문제다. 혹시라도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식으로 「외제차=좋은차」라는 막연한 인식, 또는 외제차를 운행함으로써 사회적 신분과 이미지 상승을 기대하고 구입한다면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동급수준을 비교해 볼 때 국산차가 우수했으면 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고용의 약 10%, 조세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다가오는 정보화사회는 지금까지의 산업문명을 기본바탕으로 하고있고, 21세기에도 중요산업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키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이 분별없이 외제차를 선호하게 된다면 우리차는 설 땅이 없어지고, 설 땅이 없어지면 우리 자동차산업은 더이상 발전할 수 없으며, 자동차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면 국가 기간산업이 흔들리고 국가경제가 위태롭게 된다.
며칠전 20대의 젊은 엘리트 재일교포가 연봉 8억원의 일본 근무를 뿌리치고 겨우 연봉 2천만원밖에 안되는 한국의 공무원(사무관)을 자원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그리고 오늘 「국군의 날」을 맞아 우리는 과연 국민적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를 깊이 한번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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