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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노애락의 상징 '눈물'을 탐구하다

얀 파브르의 무용 '눈물의 역사' 내달 10일 예술의전당서




몸의 본능을 지닌 우리 몸 안의 ‘물’에 대해 말 하는 얀 파브르의 화제작 ‘눈물의 역사’가 내달 10일 예술의전당에 오른다. 화가이자 조각가, 희곡 작가, 무대연출가, 안무가 의상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방위 예술가 얀 파브르의 최신작 ‘눈물의 역사’는 200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됐으며 당시 찬사와 비난이 한꺼번에 쏟아진 작품. 수백개의 유리그릇과 수십 여개의 사다리 오브제, 10여명의 무용수가 15분 가까이 울음을 터뜨리는 첫 장면부터 20여명의 무용수들이 나체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등 시작부터 끝까지 도발적이고 독특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눈물의 역사’는 2000년대 들어 체액으로 형상화된 그의 신체에 대한 관심으로 만들어진 ‘나는 피다’ ‘울고 있는 육체’ 등 ‘체액’ 3부작의 완결편. 유명한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인 그는 70년대 젊은 시절 세계 연극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초기 작품인 ‘이것이 바라고 예견해 왔던 연극이다’에서 그는 입장료로 지불한 지폐를 불태워 그 재로 그림을 그리는 이른바 ‘머니 퍼포먼스’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작품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은 인간이 본성에 충실할 수 있는 원천으로 보고있다. 몸이 원초적으로 유출하는 액체는 땀ㆍ눈물ㆍ오줌 세가지. 비밀스럽지만 몸의 본능은 이 액체들 안에서 환호한다. ‘눈물의 역사’에는 절망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절망의 기사’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는 ‘바위’ 그리고 대낮에 등불을 밝혀 들고 ‘사람’을 찾아 헤매는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떠올리는 ‘개’가 등장한다. 돈키호테 같은 ‘절망의 기사’는 그의 뱃속에 마르지 않는 물이 출렁이고 있기에 끊임없이 살아나는 불멸의 존재다.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개’는 본성에 충실하며 권력자들의 다리에 대고 즐겁게 오줌을 눈다. 사람들은 본성에 충실한 ‘개’가 못마땅하다. 자신의 처지 때문에 우는 ‘바위’는 자신이 흘린 눈물에 빠져 죽어간다. 그녀는 다산의 여인 니오베. 아이를 많이 낳은 니오베는 지나치게 오만해져 이를 지켜보던 신들이 그녀의 자식을 모두 죽이고 바위로 만들어 버린다. 바위는 이처럼 울면서 오로지 위안만을 바라지만 자신의 고통 때문에 죽어가는 모든 어머니를 상징한다. 얀 파브르는 “눈물과 땀과 오줌을 화학적인 물질에 불과한 것으로 전락시켜버리는 과학 때문에 우리의 체액은 점점 흐름의 방향을 잃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축축한 본성에서 멀어져 메마름의 시대, 자연적인 본성이 소외된 시대 그래서 지나치게 이성적인 시대가 되고 말았다”고 설명한다.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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