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한 전문대학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이미소 씨는 이번달 인천직업전문학교 멀티미디어과에 입학, 다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씨는 대학졸업 이후 전공을 살려 취업을 준비하다 컴퓨터와 전산실력을 갖추기 위해 실무위주로 배울 수 있는 이 학교를 찾게 됐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주로 찾았던 직업전문학교에 대졸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13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국 21개 1년제 국비 훈련기관인 직업전문학교의 올해 입학생 6,555명 가운데 29.0%인 1,901명이 전문대와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였다. 고학력자 비율은 2003년 13.2%, 지난해 18.0%에 이어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멀티미디어, 카일렉트로닉스, 전기공사 등 졸업 후 취업이 용이한 학과의 경우 입학생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의 대졸자인 경우가 많다. 강륵직업전문학교 전기공사 직종은 신입생 33명 전원이, 영주직업학교 열냉동설비 직종은 22명 가운데 20명이 대졸자로 채워졌다. 이들 가운데 인문계 졸업자가 약 40%로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춘 데다 전공까지 바꾸고 있다. 직업전문학교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속에서 학비, 기숙사비 등 전액을 정부 지원을 받으며 현장 실무능력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공단에 따르면 직업전문학교 수료생 가운데 취업희망자들의 취업률은 90% 선을 넘고 있다. 임경식 산업인력공단 훈련계획부장은 “앞으로 직업전문학교에 지역산업과 연계된 전문화 직종을 확대하는 지역별 특성화를 추진하겠다”며 “수료생 수준에 맞는 일자리 확보와 사후 관리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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