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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보다 집값하락이 소비에 더 큰 타격

7개국 한계소비성향 분석…정부 주장과 상반 '주목'

부동산 버블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에서는 집값 하락이 주가 하락보다 소비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보다 작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결론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연구진이 지난 63~2003년 미국 등 10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자산가격과 소비성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 7개 나라에서 한계소비성향(MPC)은 금융자산 가격(주가 포함) 변화보다 집값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소비성향은 소득이나 자산가격이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소비가 늘어나는 정도를 뜻한다. 집값에 대한 한계소비성향이 0.05라면 부동산 값이 1억원 올라갈 때마다 500만원씩 더 소비를 하는 셈. 자료에 따르면 미국ㆍ영국ㆍ네덜란드ㆍ캐나다ㆍ호주 등 5개 나라에서 집값 변화에 대한 한계소비성향은 금융자산 가격 변화에 대한 것보다 컸다. 특히 호주에서는 집값 변화에 대한 한계소비성향이 0.07로 금융자산(0.03)의 2배가 넘었다. 영국에서도 집값에 대한 것이 0.07로 금융자산(0.04)의 2배에 가까웠다. 반면 집값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이 금융자산 가격에 대한 것보다 작은 나라는 일본ㆍ프랑스ㆍ독일 등 3개국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가 주장해온 것과 상반된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 생각”이라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주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보다 작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한국에는 집값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 OECD의 연구에서 한국이 빠져 있는 이유도 우리나라에는 공식적으로 한계소비성향을 조사해 발표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계소비성향은 한국은행에서 과거에 한번씩 임시로 조사한 적이 있을 뿐 공식적인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허석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고 논란이 분분하다”며 “우리나라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영향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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