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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 ‘대장금’ 계기로 본 조선시대 醫女

남존여비 사상이 철저하게 물들어 있던 시대에 불굴의 의지와 집념으로 궁중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조선 최고의 여의사 `의녀(醫女)`에 올랐던 장금. 요즘으로 치면 조선시대 유일한 왕의 주치의가 되었던 의녀 장금을 다룬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장금은 중중때 대장금이라는 칭호까지 받은 역사상 실존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 대장금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기존 대하드라마가 왕과 왕비, 권력주변의 암투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궁중내의 하층민이라고 할 수 있는 무수리ㆍ나인ㆍ상궁ㆍ내시ㆍ의녀들의 궁중이면 생활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크게 어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여의사의 정식 명칭은 의녀. 그럼 의녀는 어떤 일을 했으며 신분은 어떠했을까. `중종실록`과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의녀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세종 때부터 신분이 낮은 여종이나 첩의 딸을 뽑아 국가가 양성했다. 충북대학교 임용한(중원문화연구소 연구원ㆍ사진) 박사는 “의녀는 여종이나 첩의 딸로 대부분 10~15살을 선발했다”면서 “보수도 매우 적어 국가는 이들에게 연간 쌀 2석 정도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반적인 이미지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중종실록` 등에 기록된 의녀의 역할을 보면 기생과 경찰업무를 겸했고, 역할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식 의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을 의원에게 보고하면 의원이 알아서 판단, 진단을 하고 약을 처방을 했다. 다만 여자 환자에게 뜸을 뜨거나 출산을 돕는 일은 의녀가 맡았다. 임 박사는 “의녀의 본업은 진료와 간병이었지만 신분이 천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신이 오면 기생 복장을 하고 웨이트리스 역할을 했고 연회에 동원됐다”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연산조에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연회와 여색을 밝혔던 연산군은 의녀들을 가만 두지 않았는데 기녀복을 입혀 궁중연회에 차출하고 일부는 첩으로 삼았다는 것. 임 박사는 “이 때부터 의녀는 궁중연회 뿐만 아니라 사대부가 연회에 차출되었으며 조선 중기부터 의녀와 기생은 거의 겸업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연산군은 의녀들을 유난스럽게 기녀복을 입혀 연회에 참석 시켰다. 임 박사는 “조선시대 의녀 중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장금은 중종때 활약했던 여의로 중종 10년 장경왕후가 아들(인조)을 출산하다 사망할 당시 이미 최고의 위치가 되어 왕비출산과 대왕대비 진료를 맡았다”고 말했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이 때 내의가 되었다면 성종 말기부터 연산군대에 성장기를 보낸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 임 박사의 시각. 드라마에서 장금은 요리만 하고 있지만 의녀의 많은 역할 중에서 요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금의 스토리는 중종 사망과 함께 끝나는데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그녀의 사생활이다. 분명한 것은 당시 시대상황은 사대부 여인들의 정조는 매우 중시했지만 천인들은 보호를 받을 가치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특히 사료에 기록된 궁에 있는 여인들의 인간관계는 매우 복잡했다. 중종을 가장 가까이 모신 것을 보면 `특별한 관계`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상상력에 맡길 수 밖에 없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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