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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밸리] 힘내라, 벤처CEO들이여

[벤처밸리] 힘내라, 벤처CEO들이여 '정현준 사건'탓에 요즘 벤처기업가들은 도매금으로 욕을 먹기 일쑤다. 술값으로 하룻밤에 수천만원을 날리고, 불법으로 자금을 유용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과거 영광에 대한 질투까지 곁들여 벤처CEO에 대한 매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한 벤처사업가와 저녁을 먹은 적이 있었다(미리 밝히지만 소주에 삼겹살을 먹는 소박한 자리였다). 그 기업인은 술을 좀 마시자 “힘들어 죽겠다”며 고충을 이야기했다.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직원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다며 괴로워했다. 다른 벤처CEO는 “사장이 된 뒤 구멍가게 주인도 존경스럽다”고 고백했다.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한 직원은 “벤처CEO가 느끼는 책임감과 어려움은 대기업CEO보다 훨씬 더 크다”며 “대기업CEO는 도와줄 조직이 많지만 벤처CEO는 그야말로 혼자”라고 설명했다. 요즘 벤처기업인들 중에 점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견디기 어려운 외로움 때문이 아닐까. 얼마전 인기 탤런트와 벤처CEO의 결혼 발표가 있었다. 그 CEO는 회사가 복잡한 내부사정과 M&A설에 휘말렸을 때 그 여인을 만났다. 만난지 이틀만에, 그의 말로는 합쳐서 5시간도 안돼서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사랑을 고백했다고 한다. 그녀가 그의 솔직함에 반해 사랑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제 벤처 기업을 이끌어갈 그에게 그녀가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벤처기업은 우리 국민들을 IMF위기에서 탈출시킨 거대한 에너지다. 코스닥이 폭락하고, 투자가 꽁꽁 얼어붙고, 몇몇 미꾸라지가 물을 흐려도 그 에너지가 사라져서는 안된다. 그 에너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제 그녀처럼 벤처CEO들을 성원해야 할 때다. 힘내라, 벤처CEO들이여. /김상연기자dream@sed.co.kr입력시간 2000/10/26 16: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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