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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전] 투자 패러다임 바뀐다
입력1999-06-22 00:00:00
수정
1999.06.22 00:00:00
정명수 기자
주식시장의 투자패턴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간접투자 상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고 선물옵션과 연계된 매매도 주식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변수가 됐다.최근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은 과거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수조원의 자금동원 능력을 가진 펀드들이 특정종목을 무차별적으로 매입함에 따라 시장분위기가 급변하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신사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투신사들이 하루 주식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 그러나 24조원에 달하는 주식형 수익증권을 보유한 투신사들은 주식시장 전체를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한국통신·한전·포철·SK텔레콤·삼성전자 등 빅5가 시장 주도주로 부각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조봉삼(趙封三) 대한투신 상무는 『주식형 수익증권이 매달 5조원씩 늘어나면서 새로운 펀드를 구성하게 되면 반드시 편입시켜야 할 종목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빅5』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위상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통신이 발행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R)가 성공적으로 미국증시에 상장되면서 외국투자가들은 굳이 한국 주식시장에서가 아니더라도 한국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한국통신 이외에도 해외증시에 DR 형태로 상장돼 있는 기업은 17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수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들은 일부 종목을 대량 매각하기 시작했다. 국내주가가 해외 DR 가격보다 높다면 국내에서 주식을 팔고 해외 DR에 투자하는 식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투신사가 운용하는 스폿펀드와 초단기 매매도 시장변수로 등장했다. 스폿펀드는 시장이 나쁠 때는 거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다. 시장이 상승분위기를 타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입한다. 빅5가 시장의 주도주라면 스폿펀드는 펀드의 대부분을 빅5로 채운다.
단기간의 집중적인 매입으로 주가가 오르면 스폿펀드는 쉽게 목표수익률을 달성한다. 이때 스폿펀드는 물량을 쏟아낸다.
스폿펀드의 이같은 집중매매는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6월 9, 10일 이틀간 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이상의 극심한 변동을 보인 것도 스폿펀드의 집중적인 매매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큰 영향을 미친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은 스폿펀드 외에도 초단기매매에 의한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홈트레이딩이 발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손쉽게 매수·매도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군중심리에 따라 뇌동매매를 하기 쉽다. 이같은 뇌동매매는 외부충격을 극대화시켜 일시적인 시장붕괴 현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선물옵션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도 주가 급등락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현·선물 차익거래는 선물과 현물 중 상대적으로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파는 것이다. 현물주식을 매매할 때 일시에 대량주문이 가능한 프로그램 매매방식을 택함으로써 시장에 충격을 준다.
해외변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주식시장은 이제 미국·일본·동남아 주식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정보통신이 발달해 각국의 경제정보가 신속하게 전달되고 외국인에게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의 대응도 빨라졌다.
글로벌 투자가 일반화한 상황에서 특정국가의 경제정책 변화는 곧바로 세계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외 투자자들은 이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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