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재벌 내부거래 10조원

미공시ㆍ지연공시로 인한 과태료 57억원 부과

6대 재벌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공시이행실태 점검결과 규정보다 늦게 공시되거나 아예 공시되지 않은 채 은밀히 이뤄진내부거래액이 무려 10조원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최근 4개월동안 내부거래공시 이행실태 점검을 벌인 결과 삼성,LG,SK,현대,현대차,현대중공업 등 6개 재벌 가운데 현대중을 제외한 5개 재벌 51개 계열사가 모두 245건, 10조2천억여원의 내부거래를 미공시 또는 지연공시한 사실을 적발,56억6천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30일 발표했다.

2000년 4월 처음 도입된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의결 및 공시제도'에서는 자본금의 10% 또는 100억원이 넘는 내부거래를 할 때 이사회의결과 공시를 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이번 조사와 제재는 제도 도입이후 처음 실시된 것이다.

기업집단별 과태료는 현대그룹이 17억1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16억6천900만원),SK(13억2천500만원)순이었으며 LG와 현대차는 각각 5억3천400만원, 4억2천900만원을 부과받았다.

현대중은 법 위반사항이 없어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았다.

기업별로는 현대증권이 무려 3조1천52억원에 달하는 내부거래를 공시하지 않아최대규모인 10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고 삼성에버랜드(9억1천만원), SK C&C(1억9천만원), 현대상선(1억4천만원) 등 재벌지배구조의 핵심기업이나 정치적 의혹과 관련된 기업들도 모두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7월 하순부터 6대 재벌 80개 계열사의 내부거래공시 6천여건에대한 공시내용 및 서면자료분석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조사개시이후 자료가 방대한데다 재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조사완료가 계속 연기돼 왔으며 지난 국정감사때는 공정위 내부문건인 '부당내부거래 조사기획서'가 정치권에서 폭로돼 조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