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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 “총체적 공황”/금융·생산·유통·수출입 마비

◎환율 4일째 상한폭등… 1천7백19원/주가 23P하락·금리 25%서 요지부동한국경제가 마비상태에 빠졌다. 주식·외환·자금시장이 총체적 공황에 빠져들면서 환율상승에도 불구, 수출상담이 거의 중단된 상태인 데다 원자재 등의 수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한국경제의 위기가 금융부문뿐 아니라 무역·생산·투자·유통 등 실물부문에까지 파급되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에도 불구, 경제상황은 갈수록 혼미해져 수술이 제대로 집행되기도 전에 체온과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이러다간 진짜 파국을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11일 외환시장에서는 개장 4분만인 상오9시34분에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상승제한폭인 달러당 1천7백19원80전을 기록, 거래가 중단됐다. 원화환율은 4일연속 상한선까지 폭등, 작년말 8백44원20전의 두배를 넘어섰다. 이날 증시 역시 외국인주식투자한도가 종목당, 개인당 모두 50%로 확대되었는데도 외환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기업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맥없이 무너져 주가지수가 전일보다 22·48포인트 하락한 3백77·83을 기록했다. 자금시장에서도 시중실세금리가 일제히 법정상한선인 연25%로 고정돼버렸다. 특히 IMF측이 이자제한법을 개정, 이율의 법정상한선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들은 금리 불문하고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규 수출상담이 거의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어 자칫 경제회복을 위한 기반마저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외국환은행들이 수출환어음 인수는 물론 20일 이후 일람불(at sight) 수출신용장에 대해서도 네고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어 환율상승에도 불구, 수출이 중단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은 이처럼 수출신용장 네고가 거의 중단됨에 따라 수출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이렇다 할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부도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조만간 모든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은행의 신용장 인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출업체들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손동영·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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