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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예술 '아름다운 만남'
입력2000-03-20 00:00:00
수정
2000.03.20 00:00:00
이용웅 기자
근원을 따져보면 생활용품에서 시작됐지만 창작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상상력에 실려 움직이는 도예작품에서 손길의 터치와 눈길의 조화로운 만남은 피할 수 없는 숙제이다. 한개의 꽃병에도 작가의 상상에 의해 응용된 현실이 있고, 보는이로 하여금 상식을 벗어던지게 하는 일탈(逸脫)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도예작가인 김옥조(57) 이화여대 교수는 자신의 도예작품에서 쓸모있는 것과 의미있는 것을 하나로 소성(燒性)시키는 과정을 통해 균형있는 미감을 연출한다.
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오픈해 4월 2일까지 이어지는 김옥조의 6번째 개인전에는 작가의 재료에 대한 집요한 천착 역시 돋보에게 하는 자리이다. 「산업도자 성형기법」등 재료학에 대한 2권의 전문서적을 출간하기도 한 김옥조는 다분히 기능적인 장점이 있는 작품을 통해 도예의 풍요로운 세계를 아름답게 연출한다.
미술평론가 송미숙 성신여대 교수는 그의 작품에 대해 『건축에 가까운 볼륨의 스케일에서 볼 수 있는 대범함, 결코 예사롭지 않으면서도 인위와 자연, 계산과 직관이 부담없이 어우러진 균형있는 조형적 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옥조의 작품은 균형이라는 주제에 충실하면서 생활과 예술이라는 두 영역을 친숙한 관계로 되돌려놓으면서 여러가지 실험을 도모하는 작업의 결과인 셈이다.
백자토로 만든 사각화병들이 마치 미로의 칸막이처럼 웅성거리게 하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름달에서 초승달로 변해가는 달의 모습을 여러개로 쪼개어 만들었다가 다시 하나의 배열로 연출한다든지 하는 공간배열을 통해 작가는 도예의 군집성 또는 실용성 그리고 사회성에 충실한다.
테이블, 소파, 화병, 꽃병, 촛대, 화분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일상생활 속에서 그 에너지를 얻는 도예미학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고품격의 문화상품으로 전환이 가능한 친숙한 이미지와 실용성을 겸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파리7대학에서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프랑스에서도 2번의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문의 (02) 734-0458.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입력시간 2000/03/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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