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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 빠졌던 한 직장인의 참회

"자살은 '끝'이 아니며 '책임 회피'"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서 재산을 잃고 자살하는사건이 잇따르면서 도박중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도박중독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가운데 카지노 갬블러들의 정보교환 사이트인 '강원랜드 친구들(www.e-kangwonland.net)'에 최근 게재된한 직장인의 참회록은 도박으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카지노에 빠져 자살까지도 결심했던 그는 카지노 게임후기에 'dial'이란 필명으로 6회에 걸쳐 올린 '일장춘몽 후 가시밭길을 지나 빛을 향해서'라는 참회록을 통해도박의 폐해를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는 "도박으로 수억원의 돈, 2개의 회사 등 모든 것을 잃은 나에게도 소중한가족이 있어 다시 한번 새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다"는 반성과 각오로 글을 시작했다. 유능한 직장인이었던 그와 카지노의 잘못된 만남은 89년 봄 필리핀 마닐라 출장에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됐다. 이날 장난삼아 해본 카지노에서 불과 2시간만에 3천달러라는 거금을 땄고 이 같은 '초보자의 행운'은 결국 수많은 이들을 파멸로 이끄는 도박중독에 빠져들게 됐다고 그는 회고했다. 한달 후 다시 찾은 마닐라에서 발길은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향했고 이때부터 그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Kal'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단골고객이 됐다. 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던 '초보자의 행운'을 바탕으로 한 그의 행복은 90년대말 주가폭락, 연대보증, IMF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순식간에 위기에 몰렸다. 그가 위기의 돌파구로 생각해 낸 것은 역시 카지노였으며 그는 최대한 모은 7만달러를 들고 다시 필리핀을 왕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7만달러는 물론 친구들에게 빌린 8천만원, 퇴직금 3천만원, 대학동창들의 곗돈 4천만원, 집 전세금 8천만원 등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카지노 칩박스에올인시키고 말았다. 부친의 도움으로 어렵게 재기했던 그에게 '카지노 망령'이 다시 손짓을 보낸 것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개장한 2000년 말이다. 종무식날 하얀눈과 함께 찾아 온 '카지노 귀신'의 호출은 그의 차를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으로 내달리게 했고 이날부터 강원랜드에서의 20일은 그가 지난 2년간의피와 땀으로 다시 모은 모든 재산을 빼았아 갔다. 그래도 가족만은 그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계 회사 간부 그리고 창업 등제3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회사 경영난은 그를 다시 강원랜드 카지노로 불렀고 이로 인해 그에게 남겨진 것은 현재 부채와 전과자라는 오명이었다. 그는 마지막 글에서 "여러차례 죽음을 생각했지만 자살은 `끝'이 아니며 내가저지른 모든 것을 가족에게 책임 지우는 `회피'일 뿐"이라며 "미련을 버리고 가족에게 고백하면 그 순간은 패배자며 도박꾼이지만 나머지 인생을 찾을 수 있다"고 도박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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