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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正祖기상 서려있는듯
입력2002-01-31 00:00:00
수정
2002.01.31 00:00:00
2년 10개월 축성 대역사 조선후기문화 물씬장안문(북문)에 들어서니 겨울바람이 제법 차다. 성곽을 따라 줄지어 선 깃발들은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고, 좌우로 강직하게 뻗은 성벽들은 부국강병의 개혁을 꿈꾸던 조선후기 임금 정조의 기상의 서려있는 듯했다.
경기도 수원시 한 복판에 위치한 성곽 화성(華城)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정치적 야심, 다산 정약용의 실학정신이 녹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이다.
또한 5.7km를 2~3시간이면 걸어서 돌아볼 수 있게 돼 있는 성곽 산책 길도 운치가 있다. 걷다가 출출해지면 수원의 대표음식인 양념갈비로 배를 채우고 다시 걷자. 성곽 주변에는 시에서 추천한 양념갈비집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관련기사 29면
여기에다 국궁 활쏘기, 봉돈 봉화 재현, '효원의 종' 타종 등의 체험행사들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에 지정된 그야말로 '세계적인 유적'.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최적의 도심 속 여행지로 꼽을 만하다.
1794년 조선조 22대 정조 18년, 수원에 대역사(大役事)가 시작됐다. 둘레 5.7km 면적 130ha의 화려하고 웅대한 성곽, 화성(華城)을 축성하기 위해 첫 삽을 뜬 것이다.
서울 남쪽에 이처럼 큰 성곽을 지은 것은 정조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자신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효심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명분일 뿐, 실제 이유는 선대 영조의 52년 장기통치로 풀어질대로 풀어진 왕조의 기강을 다잡자는 뜻이었다.
18세기 동아시아 성곽의 백미로 꼽히는 수원화성의 건설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는 '왕조의 꿈'이었다.
이러한 왕조의 꿈을 주도한 이는 정약용. 그는 우리의 성과 중국 그리고 유럽 성의 장단점들을 고려하여 전혀 새로운 차원의 성곽을 건설했다.
정약용은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인부들이 일정한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하는가 하면, 자재를 운반하는 새로운 수레와 거중기라는 돌을 들어 올리는 첨단 기계까지 고안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화성 안에 행궁과 객사, 향교가 조성되고, 도시 외곽에 완벽한 형태의 성곽이 갖춰지기까지 걸린 기간은 꼬박 2년 10개월.
기록에 의하면 이 성에는 성문을 비롯, 48개의 시설물이 있었지만 현재 복원된 것을 포함해 41개의 시설물이 남아있다.
보물 제 402호인 팔달문(남문)을 비롯해 팔달산을 둘러싼 시설 가운데 가장 높은 서장대, 화포를 감춰두고 적군에게 총을 쏘도록 축조된 남포루, 선조들의 정취가 가득한 방화수류정 등 200년전 건물엔 조선후기 문화의 향취가 서려있다.
화성에는 국궁 활쏘기, 봉돈 봉화 재현, '효원의 종' 타종 등 상시 체험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연무대(동장대)에서는 국궁 활쏘기를 체험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국내외 관광객이면 누구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국궁 활쏘기 체험이 가능하다.
요금은 무료이며 문의는 (031)228-2763.
또한 매일 정오마다 봉돈에서는 10분간 봉돈봉화를 재현한다.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민정상황이나 국경의 정황을 알리던 통신수단이었던 봉화의 옛모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이밖에 팔달산 정상에 설치된 '효원의 종'을 직접 쳐보는 체험도 권할 만하다. 높이 3.54m, 직경 2.15m의 큰 종을 치면서 효의 뜻을 되새기고, 자신의 복락도 더불어 기원해 보는 체험이다. 참가비 1,000원~2,000원 문의 (031)228-2064.
한편 수원시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화성을 둘러볼 수 있는 무료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자는 미리 종합관광안내소(031-228- 2766)로 예약신청하면 된다. 효원의 종 치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기념품도 제공한다.
■여행메모
◇버스(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수원방면버스탑승~장안문(1시간30분 소요) ▦지하철2호선 사당역~777번 또는 7770번탑승~장안문(1시간10분 소요) ▦지하철2호선 강남역~수원직행탑승~장안문하차(1시간30분 소요) ▦지하철2호선 구로공단역~900번탑승~장안문 또는 수원역하차(1시간10분 소요)
◇기차ㆍ전철= 무궁화ㆍ새마을호 등 수원역 하차 후 시내버스 또는 택시이용(서울에서 30~35분, 부산에서 5시간소요) ▦1호선 전철 수원역하차(서울역기준 50분 소요)후 시내버스 또는 택시이용
◇자가용 ▦국도= 서울역~용산~동작대교~사당~남태령~과천(과천ㆍ수원 고속도로진입)~수원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성남~신갈인터체인지에서 수원진입
◇문의= 수원시 문화관광과 (031)229-2086.
<사진설명>장안문(북문) 부근의 성곽. 창룡문(동문)쪽으로 뻗은 성벽이 기품있다.
수원=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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