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규제가 환경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 전체를 ‘저탄소 경제’로 바꿔놓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만 탄소를 줄이려는 대책에서 벗어나 모든 경제주체들이 저탄소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8일 ‘온실가스 규제, 환경산업 지형 바꾼다’는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규제 및 배출권 거래시장의 확대는 환경산업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경제활동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지게 됨에 따라 환경산업이라는 경계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규모는 지난 2004년 5억달러에서 지난해 300억달러, 오는 2010년에는 1,50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직접적인 배출권 거래시장뿐 아니라 여기에서 파생되는 금융ㆍ컨설팅 등의 연관 분야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연구원은 이 같은 시장 확대가 상대적으로 정체됐던 환경산업의 양적 확대와 동시에 질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온실가스 규제로 인해 에너지 관련 환경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2000년 현재 환경산업의 3%를 차지하는 데 그쳤던 에너지 관련 부문의 비중의 경우 2010년에는 10% 내외로 성장해 폐기물, 수처리(물 정화) 분야에 이은 3대 환경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ㆍ풍력발전 등은 앞으로 연간 2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 태양광 발전산업의 경우 2010년에는 2005년 대비 3~4배가량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또 온실가스 규제에서 신규 사업 기회도 창출돼 청정개발(CDM)사업에서 파생된 프로젝트 개발, 자금조달 등 기존 전통 환경산업 범주에 포함되지 않던 사업 기회도 등장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규제 강화는 단순한 환경산업의 성장을 넘어 경제 자체가 ‘저탄소 경제’로 옮겨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주장했다. 연구원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산업의 환경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특정 분야의 대책에 머무르기보다는 경제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환경산업화가 가장 진전된 자동차산업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연비규제가 강화되면서 하이브리드카ㆍ연료전지자동차ㆍ바이오연료자동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모든 업종의 기업들이 자원절약형ㆍ에너지절약형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온실가스 규제에 앞장서는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에너지 소비 20% 절감, 재생가능에너지 비중 20% 달성’ 등 확고한 정책 방향을 세워 글로벌 환경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홍정기 연구위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의 대응도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환경산업이 유망하다고 무턱대고 진출하는 것은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은 “정부는 저탄소 경제로의 체계적인 이행을 준비하고 기업들도 저탄소 경제 시대에 맞는 제품과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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