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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특검거부권 대립 격화
입력2003-03-02 00:00:00
수정
2003.03.02 00:00:00
구동본 기자
지난달 26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대북송금 특검법안 관련 대통령 거부권행사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2일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을 오판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우리당은 모든 당력을 결집해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라는 극한 선택으로 나라 전체를 혼돈으로 몰아넣어선 안된다”며 “어떻게든 특검을 막아보겠다는 민주당, 청와대, 정치검찰의 발버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민주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적자, 경제성장 둔화 등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성을 잃은 행동으로 경제와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특검법 단독처리를 비판하면서 절차와 내용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당내 이견을 좁히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신주류측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여론 향배에 따라 당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전국의 성인남녀 1,7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이번 주 초에는 당 소속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거부권에 대한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신주류측 핵심인 김원기 고문은 2일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전문적 연구, 법률적검토와 함께 국민의 여론추이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해 여론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주류측 이상수 총장, 천정배, 이종걸 의원 등도 “현재의 시기와 상황 등을 볼때 거부권 행사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거부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당 차원에서 대통령의 결정과 범위를 좁혀서는 안된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러나 김성호 의원은 “민주당이 일사불란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배경을 설명하면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외교, 경제가 관련된 문제라는 점을 국민도 잘 알고 있으므로 여론이 좋아질 것”이라고 맞서 당론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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