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안팎에서는 임 회장의 조직 쇄신 칼날이 생각보다 예리하고 매서웠다고 총평하고 있다.
임 회장이 조직 쇄신의 핵심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경영 효율 극대화다. 이를 위해 직제 개편을 단행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지주의 경우 사장직과 시너지추진부가 폐지됐고 은행도 현장의 목소리가 윗선에 더 잘 전달되도록 그룹제를 없앤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경영 효율성과 내실을 기하려는 시도가 바람직하고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다잡는데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주 개편으로 자율경영 도모=임 회장은 지난 12일 취임부터 조직 슬림화를 예고했다. 불필요한 직제를 포함해 업무가 겹치는 직제를 손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부사장의 경우 재무와 전략담당을 합치고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전무로 직급을 낮추는 방식 등을 적용해 기존 6개에서 3개로 줄였다. 사장직도 없애 '회장-사장-은행장' 간에 원활하지 않은 의사결정 구조를 손봤다. 폐지된 시너지 추진부의 경우 명분에 비해 실제 할 수 있는 일이 불분명하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개편이 지주사 역할을 계열사의 업무조정 및 지원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효과로 연결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 조직 줄이되 세분화=은행의 경우 조직 슬림화 강도가 더 세다.
그룹제를 본부장체제로 바꿔 본부장 이상 임원 수를 25명에서 17명으로, 본부장 보임 직위도 다양화해 부행장을 10명에서 7명으로 각각 줄였다.
조직 세분화도 도드라진다. 임 회장이 강조했던 영업 중심 체제 구축을 위해 기존 영업그룹을 기획 및 지원 기능 중심의 영업기획본부와 영업추진 중심의 영업추진본부로 분리했다. 무엇보다 그룹-본부-부서 등 3선체제가 본부-부서 등 2선체제로 바뀌어 의사 소통 원활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본부장 등 후속인사에서 내부 역량있는 인사가 대거 중용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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