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외화예금 가입자들이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외화예금은 달러화 상품의 경우 금리가 연 2~3%에 불과하지만 올해 초 가입한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더해 연 11% 이상의 실질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21일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1,054원90전으로 1월 말(943원90전)보다 11.8%(111원) 올랐다.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금리는 대부분 해당 통화 국가의 금리에 연동된다. 미국 달러화 외화예금의 금리는 미국의 저금리 영향으로 연 3%에도 못 미친다. 보통 1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2%대 초반, 6개월 만기는 2% 후반에서 3% 초반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의 외화정기예금은 3개월 이상은 연 3.22%, 1년 이상은 3.70%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올해 초 달러화 외화예금에 가입했다면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익으로 11~13%의 실질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약 1% 내외의 환전수수료 등을 감안해도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특히 외화예금은 환율상승에 따른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아 환차익이 고스란히 예금자의 몫이 된다. 올들어 외화예금 수요는 크게 늘어났다. 7월 말 현재 7개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212억1,200만달러로 1월 말의 166억9,600만달러보다 27.1%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화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일 현재 농협의 외화예금 잔액은 21억2,500만달러로 1월 말에 비해 무려 462%나 늘어났다. 신한은행도 20일 현재 33억4,200만달러로 1월 말보다 16.2% 증가했다. 외화예금 잔액이 가장 많은 외환은행도 같은 기간 동안 13.4% 늘었고 우리ㆍ하나ㆍ국민ㆍSC제일은행도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 상승하자 해외에 돈을 부쳐야 하는 유학생 부모나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들이 외화예금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 외화예금에 가입했다가 돈을 찾을 때 환율하락으로 손해를 보면 손실의 일부를 보상해주는 '환차손 보상예금'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그는 "3% 내외의 예금 금리까지 포함하면 각종 수수료를 빼고도 수익률이 두자릿수에 달해 가입 문의도 늘고 있다"며 "환율이 항상 오를 수는 없기 때문에 단순히 환차익만을 노리고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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