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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위성채널 리얼리티 프로그램 “물질ㆍ외모지상주의 주입 우려”
입력2004-02-04 00:00:00
수정
2004.02.04 00:00:00
김희원 기자
케이블ㆍ위성 채널을 통해 방영중인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작국의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여과 없이 안방극장에 투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또한 물질 만능주의와 외모 지상주의 등의 가치관을 조장할 우려가 있음에도 확대일로에 있어 우리 사회의 `얼짱` 신드롬과도 맞물려 시화문제가 되고 있다.
여성 채널인 온스타일은 리얼드라마 `심플 라이프(Simple Life)`를 6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30분에 방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FOXTV에서 방영됐던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현대판 공주`들의 서민 생활 나들이를 30분물 10부작에 담은 것.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힐튼 호텔가의 큰 딸이며 미국 사회의 `패션 아이콘`중 하나인 패리스 힐튼과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팝 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딸인 니콜 리치다. 화려한 파티와 명품 쇼핑으로 점철된 삶을 살던 이들 두 여성이 한달간 소박한 미국 농가에 머물며 갖가지 `문화충돌`을 겪는다는 내용이 방송의 줄거리. 프로그램에는 두 여성이 한달간 쇼핑을 못할 것에 대비, 2,000달러 짜리 하이힐 등 `마지막 쇼핑`에 나섰다가 개인 헬리콥터로 저택에 돌아오는 장면과 농장에서 50달러로 쇼핑을 해오라는 숙제를 받고 어의 없어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동아TV가 방영중인 `세계의 부자들`이나 `상류 사회의 라이프 스타일`등도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라 보기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각종 채널이 앞 다투어 편성하고 있는 다수의 `짝짓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역시 이와 같은 지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리빙TV의 `베첼러` 나 `백만장자와 결혼하기`(OCN) 등 현대판 `백마 탄 왕자` 격인 남성이 십 수명의 여성들 사이에서 신부감을 찾는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이 지닌 부에 호감을 숨기지 않는 여성들의 모습이 진실된 속내를 보여준다는 미명하에 전파를 탄다. 여성이 신랑감을 찾는 프로그램의 경우 운집한 남성들이 일단 주목하는 것은 주인공 여성의 아리따운 외모다.
자체 제작 여건이 성숙되지 못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양산되는 것은 시청률 향상엔 도움이 되겠지만, 안방극장의 `독소`가 된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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