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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돛을 달고] (4) 이름짓기
입력1999-01-19 00:00:00
수정
1999.01.19 00:00:00
崔圭東 (주)서울PR 대표아기가 태어났을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게「이름짓기」다.
평생 불러야 할 이름, 운명까지 좌우한다는 이름. 의미과 어감을 고려해 짓는다. 회사 이름도 마찬가지. 친밀도를 높여주면 회사의 신뢰가 높아진다. 친숙하면서도 세련된 이름을 찾자.
외국 사람들이 한국을 떠올렸을 때 가장 쉽게 접하는 단어가 「서울」이다. 88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의 도시가 된 서울. 우선 「세계적」이다.
그렇다면 「서울광고 대행사」는 어떨까. 경쟁력이 없다. 광고 대행사라면 이미 대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덩치 큰 회사들이 많다.
학창시절부터 광고와 PR이 어떻게 다르며, PR대행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었다. 내가 아는 PR은 「광고주를 둘러싼 주변 요소들-정부, 지방자치단체, 언론사, 소비자 등-과의 다자간(多者間)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기업과 소비자와의「직접적인 쌍방 커뮤니케이션」인 광고와 달리, PR은 기업 주변 요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94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PR대행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기존의 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 보다「특화」된 PR 대행사로 명함을 내민다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과 PR의 만남,「서울PR」로 회사이름이 정해졌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시점. 서울경제로부터 입수한 200여 신설법인의 주소대로 첫 DM(DIRECT MAIL)을 발송했다. 그리고 고향으로 향했다.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는 밤. 고향 마을 어귀에 흐르는 강가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우며 달구경을 하고 있었다.
『어이, 규동이 아니야? 너 서울서 사업한다더니 잘 되가냐?』
고향 친구들이었다.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일단 사업을 한다고 하면 그럴 듯하게 봐주는 게 사람 심리다. 바짝바짝 타는 내 속도 모르고 기대와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친구들이 정말 부담스럽기만 했다. 이사가야 하는데 전세 자금이 모자라다는 녀석, 곧 아내가 아기를 낳는다는 녀석, 월급쟁이 못해먹겠다는 넌 사장이라 좋겠다는 녀석 . 어떻게 돈 좀 보태줄 수 없냐는 얘기를 뿐이었다.
마지막 승부수는 던져졌다. 나는 최선의 준비를 했고, 어떤 반응이 오든 그대로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PR대행사로서 크든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든가 둘 중 하나다. 「물러서야 할 때를 준비하는 사람만이 최후에 자신이라도 건질 수 있다」연휴가 끝난 뒤 비장한 마음으로 서울행 기차를 탔다. 과연 내 앞에는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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