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500대 초반을 바닥으로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면서 펀드 수익률 회복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전히 국내 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헤매고 있지만 ‘베어마켓 랠리’라도 꾸준히만 진행된다면 지난 3~5월 펼쳐졌던 반짝 강세가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장세에선 당장의 수익률보단 투자금의 필요 시기 등을 감안한 보수적 투자를 권했다. 단기 수익률 회복에 휩쓸려 무리한 매도ㆍ매수 전략은 자칫 다시 찾아올 지 모르는 약세장에서 원금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년 남짓을 바라보는 투자자라면 상승세를 이용한 분할 매도 전략을 펴고, 그 이상의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단기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분할 매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정 국가나 섹터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된 경우라면 ‘베어마켓 랠리’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필요도 있다는 주문이다. ◇단기 반등, 과감한 매도도 필요=지난 2~3년간의 주식형펀드 열풍은 거꾸로 상반기 하락장에서 원금 손실이라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1년 수익률(7월24일 기준)이 플러스를 기록한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약세장에서 주식형 펀드의 결과는 참담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직면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긴축정책은 경기침체에 대한 가능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며 “낙관적인 견해만을 가지기엔 큰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석 달여 만에 다시 찾아온 ‘랠리’는 천금과 같은 기회다. 자신의 자산이 지나치게 펀드에 집중돼 있다면 일부 환매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특히 중국 등 이머징마켓 위주로 구성된 해외펀드에 자산의 50% 가까이가 몰려 있을 경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에서 투자된 해외펀드의 50%가 중국에 집중되는 등 변동성이 큰 특정 자산에 포트폴리오가 몰린 경향이 있다”며 “전체 펀드 비중을 유지하더라도 자산이 한 쪽에 집중돼 있다면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손실이 크고 원금회복 가능성이 낮은 펀드의 경우 30%는 현 시점에서 환매하고 30%는 베어마켓 랠리를 활용해 분할 매도한 뒤, 남은 30%는 장기 투자로 수익률 회복을 기대하는 전략 역시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 성과 우수한 펀드 위주 전략=1년 정도를 투자기간으로 생각한다면 현 시점에서 부분 환매 전략이 유효하지만 그 이상의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리스크를 안고 짧은 상승장에서 굳이 환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 국내 증시가 단기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상반기 중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높은 만큼 장기적 관점에선 충분히 매수 관점을 유지할만 하다는 것이다. 국내 펀드의 경우 장기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줬던 펀드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향후 다시 도래할 수 있는 약세장을 감안해 가치주ㆍ배당주 펀드를 매수하는 게 적당하다는 지적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시장 전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데다 시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에도 대응의 여지가 크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비중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기엔 성장형보다 가치형 펀드가 수익률을 선방하는 만큼, 조정장이 길어질 땐 가치형 펀드로 수익률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펀드의 경우 중국 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연초 끝없는 수익률 추락으로 외면 받았지만 최근 1개월간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 모두 바닥을 찍고 회복 움직임에 들어선 만큼 수익률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단,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다. 삼성증권은 중국과 관련, “최근 확대되고 잇는 가격 메리트와 함께 향후 선전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며 인도를 제외한 브릭스 중심의 주요 신흥시장 비중 유지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