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택배시장의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 위주로 완전히 재편된 택배시장이 새해들어 대한통운 매각과 롯데그룹의 택배사업 참여가 가시화되면서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뀌게 되고, 유통 강자인 롯데가 택배시장에 진출할 경우 계열사 물량만으로도 단숨에 업계 6위권으로 진입하면서 택배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택배업계는 인수업체가 누가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인수 경쟁에는 10개사가 뛰어든 상태. 이 달 16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유력한 인수후보 업체로는 금호아시아나와 한진, CJ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에 물류업을 영위하고 있어 대한통운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택배업계 상위권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한진과 CJ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연간 2억상자 이상의 물량을 확보, 독보적인 1위 업체가 되는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의 택배사업 참여도 업계의 관심사항이다.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유통 계열사 물량만 취급해도 하루 평균 20만상자가 넘는다. 이는 업계 6위권 수준이다. 다른 업체를 인수하지 않고, 독자 진출을 해도 대형업체와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된다. 한때 아주택배 등 기존 택배사 인수를 검토했던 롯데는 독자회사 설립을 통해 택배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영남권을 중심으로 영업소 확보에 나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그룹 물류사인 롯데로지스틱스(LLC)를 롯데삼강과 합병, 물류부문 강화에 나섰다. 특히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가 2005년 11월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쎄덱스)를 통해 독자적으로 택배사업에 나선 점도 롯데의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현재 롯데가 인수할 수 있는 중소형 업체로는 KGB택배와 옐로우캡 정도에 불과하다”면서“사업초기 그룹물량 취급을 통해 영업망을 확보하고 사업 노하우를 쌓은 뒤 전국적인 택배서비스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택배시장은 전년 대비 20% 가량 신장한 3조2,000억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취급물량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택배부문 영업이익율은 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택배를 비롯한 물류산업이 고성장산업으로 분류되면서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면서 “대한통운 매각과 롯데의 신규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택배시장의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