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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BB이하로 기준 완화<br>현대상선ㆍ동양ㆍ동부 수혜 예상

회사채신속인수제가 지난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누가 수혜 기업이 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당국은 지원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 건설ㆍ해운ㆍ조선 등 취약업종이면서 근로자와 하청업체가 많고 아직 구조조정에 들어가지 않은 기업을 선별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01년 회사채 신속 인수가 주로 현대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다양한 업종으로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특정 대기업 특혜 논란과 외국에서는 통상마찰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국은 되도록 단기간 내에 회사채신속인수제를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전체회사채 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부가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면서까지 부실기업이 해결해야 할 위험을 떠안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국은 신속인수제 대상이 되는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BB는 투기(투자부적격)에 가까운 비우량 등급에 해당하며 2001년 당시는 이보다 높은 BBB 이하로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과거 BBB 등급 이하에 적용 했을 때 6조원 지원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2조5,000억원만 사용하는 등 실적이 낮았다"면서 "이점을 고려해 BB 이하에서 최대 A- 등급까지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회사채신속인수제를 지속적으로 주문했던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상선을 최우선 대상자로 꼽았다. 현대상선은 오는 10월까지 약 2,9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오고 내년 상반기에는 3,4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게다가 대부분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최근 A-로 내렸다. 해운업황의 오랜 침체와 벌크선 부분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유자산이 상당하고 컨테이너 부문과 아시아-미주 노선 등의 강점이 있기도 하다.



동양 역시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신용등급 'BB'로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에 속해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는 수요예측에서는 번번이 전액 미달됐지만 청약 당일 법인(단위농협·금고·협동조합 등)이나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STX 여파로 일부 투기적 성향의 개인투자자를 제외하면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그룹의 회사채 잔액은 1조원으로 조기상환청구 물량을 감안하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4,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달에만 동양이 710억원의 만기를 맞고 3ㆍ4분기에는 동양이 2070억원, 동양시멘트(신용등급 'BBB-')가 510억원의 만기를 맞는다. 4ㆍ4분기에도 1,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 밖에 BBB 등급인 동부건설 등도 최근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당국의 관계자는 "기초체력이 튼튼하면서 일시적으로 상환위기가 온 기업이 주로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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