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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우울한 新풍속

1년미만입주·'갈아타기'서 무늬만 전세까지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전세난이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세수요자들이 내집 없는 설움을 톡톡히 맛보고 있다. 서울 시내를 샅샅이 뒤져도 전세아파트를 구하기 힘들고 그나마 남아있는 물건은 턱없이 가격이 높자 철거 6개월에서 1년 정도 남겨둔 노후 재건축 아파트라도 찾아가는 수요자들이 있는가 하면 우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다세대ㆍ다가구주택에 6개월 정도 단기 월세로 들어가는 경우도 흔하다.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심각한 전세난이 전세시장의 신(新)풍속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메뚜기' 세입자 증가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것은 6개월에서 1년 가량의 단기 전세매물을 찾는 '메뚜기 세입자'들이다. 이 수요자들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재건축 단지를 노린다.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더라도 착공까지는 보통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싼 값에 단기 전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서초구 방배동 무지개아파트에선 이런 단기 전세물건을 구하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 무지개공인 관계자는 "1년 미만 전세는 이사를 자주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거의 수요가 없었으나 최근엔 물건이 나오는 즉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집 갈아타기까지 일단 값이 싼 다세대ㆍ다가구주택 등에서 반년 정도 월세로 살면서 전세가가 다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까지 기다리는 '갈아타기' 형 수요자도 나타나고 있다. 단독ㆍ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강서구 화곡동의 경우 최근 6개월짜리 단기 월세수요자들이 예년에 비해 두배 이상 몰리는 실정이다. 이 지역 신평화공인 관계자는 "화곡동 일대 아파트는 겨울에 입주한 단지가 많아 이 시기에 전세물건이 많이 나오는 지역적 특징이 있다"며 "연말까지만 다세대나 다가구에서 월세로 살고 이후 전세아파트를 구하려는 월세수요자들이 흔하다"고 말했다. ◇무늬만 전세라도 O.K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있는 전세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강남권에선 전세시세의 절반은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연리 10%의 이율로 매달 임대료를 내는 '반 전세, 반 월세'도 최근 새로운 임대유형으로 자리잡았다. 예컨대 임대료를 전액 전세로 할 경우 1억3,000만원인 20평형대 아파트에 대해 6,000만원을 보증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7,000만원은 연리 10%를 적용, 한달에 60만원의 월세를 내는 형태다. 이런 '반 전세, 반 월세'물건은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찾는 전세수요자들이 없었지만 요즘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계약을 하는 세입자들이 느는 추세다. 강남구 도곡동 강남부동산측은 "전세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임대사업자들이 월세와 전세를 조합해 물건을 내놓고 있다"며, "이런 임대물건조차 수요가 붙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비정상적이란 증거"라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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