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17일 “팬택 인수합병(M&A)과 관련해 3곳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법원은) 이후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는 국내 업체 2곳, 미국 업체 1곳”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업체명을 공개하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통상 기업회생 절차는 인수의향서 접수 후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본계약 체결 순으로 이뤄지는데, 법원과 채권단은 이들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능력과 자격 등을 심사하는 절차를 거쳐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었는데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시한인 오후 3시를 앞두고 이들 업체가 막판 저울질을 하다 한꺼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팬택은 지난해 11월 M&A를 위한 공개 입찰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에는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앞서 공개 매각 형식으로 유찰된 만큼 2차 매각 초반에는 1대 1로 개별 접촉하는 방식을 취하며 매각 성사에 열을 올렸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각국 업체에서 인수 의향을 전해오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2월, 미국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인수 계약 직전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그러나 원밸류 측이 돌연 인수 대금을 보내오지 않으면서 이또한 무산됐다.
법원은 지난달 6일 “원밸류 측이 인수대금을 내지 않아 다시 매각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히는 한편 매각주간사에 KDB대우증권을 추가로 선정하며 다시금 팬택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3차 매각마저 불발되면서 청산 위기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였으나 극적으로 인수의향 업체가 나오면서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계약 직전 수포가 된 ‘원밸류 해프닝’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과장급 이상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10∼35%를 회사에 반납했고 지난해 12월부터는 전 직원이 급여의 20%를 자진해 내놓았다. 유급 휴직에 들어간 임직원도 전체 1,500여 명 가운데 절반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