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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소나기같은 모던록 '이상한나라의 자우림'
입력2000-06-29 00:00:00
수정
2000.06.29 00:00:00
양은경 기자
한줄기 소나기같은 모던록 '이상한나라의 자우림'엇비슷한 댄스곡이 꽉 들어찬 후텁지근한 초여름, 자우림이 들고 온 상큼한 모던 록은 한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하다. 3집 ‘이상한 나라의 자우림(JAURIM, THE WONDERLAND)’은 특유의 상쾌함에 키치(KITSCH)스러운 동화적 느낌까지 담았다.
1997년 ‘헤이 헤이 헤이’로 데뷔한 이래 한 번의 멤버 교체나 해체설 없이 자기 색깔을 유지하며 탄탄한 고정팬을 가진 자우림, 이들은 그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원치 않는 영역에 이리 저리 끌려다니는 ‘뮤지션’들이나 자기 색깔을 갖는 대가로 ‘언더’의 열악함을 견뎌내는 이들보다는 확실히 운도 좋은 편이다. 게다가 멤버 개개인이 아직도 언더그라운드 시절의 건강함을 지니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리메이크앨범 ‘비정규작업’이후 7개월, 2집 ‘연인’이후 1년 반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에도 록의 자유분방함을 맘껏 담았다.
‘이렇게 멋진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찾으라’고 외치는 타이틀 곡 ‘매직 카펫 라이드’와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경쾌함에서부터 육중한 사운드의 ‘미쓰코리아’, 강렬하고 펑키한 ‘뱀’과 ‘벌레’등, “이제는 노래 부르는 맛을 조금 알 것 같다”는 김윤아의 보컬은 팜므 파탈(악녀)의 매혹적 이미지에서 동화적 순수함까지 자유롭게 넘나든다.
또 이선규의 감각적인 기타 연주와 김진만의 맛깔 난 베이스 플레이, 리듬을 탄력있게 이끌어가는 구태훈의 드럼 연주도 ‘자우림표’ 모던록의 느낌을 충실히 전해 준다.
특히 곡을 쓴 김윤아가 ‘여자가 아니면 뼛 속까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새’는 더욱 깊어진 그들의 자의식을 드러낸다.
‘너에게 죽은 새를 선물할께/너에게 타는 심장을 선물할께/네가 나를 망쳤어/너에게 죽은 나를 선물할께’아일리쉬 록 스타일에 담긴 김윤아의 처연한 외침은 섬뜩한 느낌마저 준다.
“자우림의 기본 정서가 그래요, 사랑 노래라도 마냥 달콤하지만 않고 뭔가 펑크한 느낌이 담겨 있죠”‘이상한 나라의 자우림’이라는 컨셉도 ‘모던록’이라는 장르의 규정성을 벗어나려는 시도이다.
“ ‘이런 게 록이다’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으려고요, 사실 저항성이라면 힙합이 더 강하잖아요?”이선규(기타)의 말이다. 특유의 발칙함은 그런 자유로운 생각에서 나오는 것일까.
다음 달에 있을 콘서트에서는 앨범 이곳저곳에서 번뜩였던 재기발랄함을 맘껏 펼쳐볼 생각이다.
7월 14~17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치뤄질 3집 발매기념 콘서트는 이름조차 ‘자우림 광신도의 밤’. ‘교주’김윤아의 주도로 록 마니아들이 광란의 축제를 펼칠 생각이다.
“모든 관객들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그려주려고요. 가만히 앉아서는 도저히 구경 못할 분위기를 만들렵니다.” (02)455_5000
양은경기자 KEY@HK.CO.KR
입력시간 2000/06/2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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