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 급락 여파로 원자재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자재 펀드 투자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재가격 조정 당분간 계속될 듯=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 관련 펀드의 1주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7.84%와 -10.91%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6월 말 배럴당 71달러였으나 지난주 말 60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금도 이달 초만 해도 온스당 947달러선이었으나 10일 912달러까지 떨어졌다. 아연ㆍ구리ㆍ동 등 비철금속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품가격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류경식 미래에셋맵스 마케팅본부장은 “상반기 상품 가격이 오른 이유는 유동성 증가에 따른 투기적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라며 “경기회복 지연으로 원자재에 대한 실수요도 그리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조정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 점도 원자재 가격에는 악재다. 양봉진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운용본부장은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원자재와 이머징 국가의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펀드 투자 서두를 필요 없어=전문가들은 원자재 펀드 투자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내년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자재 펀드가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헤지로 유효한 수단인 만큼 분할매수를 권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정상적인 수요에 뒷받침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50달러선이 적정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원자재 시장이 충분히 조정을 겪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원자재 펀드 비중을 늘려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조정시 분할매수 방법으로 장기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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