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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화가의 우연한 시선

■ 화가의 우연한 시선 (최영미 지음/돌베개 펴냄)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시인 최영미씨가 서양미술감상서 '화가의 우연한 시선'을 냈다. 늦깎이로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최씨는 이 책에서 시인의 감수성과 미술사학도다운 관찰력이 결합된 '최영미식 그림읽기'를 시도한다. 이집트의 조각에서 1960년대 미국회화까지 서양미술사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사색과 비평이 시적인 문체로 형상화된다. 이번 책에서는 지난날 시를 통해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그 모든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라고 노래했던 최씨의 인생관이 퍽이나 달라졌음을 읽을 수 있다. 19세기 아르누보의 유리공예가 에밀 갈레의 '목의 긴 병'을 대하면서 "사치와 고요에 푹 잠기고픈 유혹을 느낀다"고 말하는가 하면, 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에서는 "어떤 심각한 사연도 사회적 메시지도 담겨 있지 않아 편안하다"고 썼다. 최씨도 "나는 변했다"고 말한다. 그의 뜨거움을 사랑했던 이들은 그의 '변모'를 달가워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선배 평론가 유홍준씨의 평은 후하다. "나는 최영미의 눈을 통하여 몇 번이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디테일을 알아차리며. 역시 후배는 결국 선배를 앞질러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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