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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한국조선이 흔들린다

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 등 일반 상선 발주 거의 끊기자<br>러 가스설비·앙골라 플랫폼 등 고부가 프로젝트 수주 총력



올 상반기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주난으로 어려움을 겪은 조선업계가 하반기에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하며 위기 돌파에 나선다. 따라서 국내 대형 조선가의 수주 경쟁 역시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3위 은행인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최근 선박금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컨테이너선ㆍ유조선 등 일반 상선은 거의 발주가 끊긴 상태다.

반면 선박금융 의존도가 낮고 재정이 튼튼한 오일메이저들이 주도하는 해양플랜트시장은 자원개발에 따른 신규 수요에 노후 시추설비 대체 수요가 더해지며 하반기에도 꾸준한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에도 해양플랜트 위주의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토탈이 발주하는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한편 동남아시아에서 가스압축플랫폼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억달러 규모의 에지나 FPSO는 '빅3' 중 상반기 수주실적이 가장 저조한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프로젝트로 삼성중공업과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에 대한 영업력을 한층 강화하고 최근 자원개발이 활발한 북해로 시장을 넓히는 등 제품 다양화 노력도 기울여나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 경합 중인 에지나 FPSO를 비롯해 25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스톡만 광구 가스처리설비, 콩고 모호노스 유전 부유식 생산설비(FPU) 등 해양플랜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드릴십도 삼성중공업이 하반기 공을 들이는 선종이다. 상반기에만 6척의 드릴십 주문을 따낸 삼성중공업은 현재 7척가량의 드릴십 옵션계약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조만간 20억달러 규모의 앙골라 마푸메리아 해상플랫폼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계에서는 베트남 블록B 광구 해상플랫폼(15억달러) 수주전에서도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반잠수식 시추선,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STX조선해양 역시 하반기 리비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유식 원유저장ㆍ하역설비(FSO) 프로젝트, 오일메이저와 협의 중인 소형 해양플랜트 등에서 수주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상반기 발군의 수주 실력을 입증한 중형 탱커와 발주 증가세를 보인 LNG선 등에 초점을 맞추며 전략적인 수주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선주 입장에서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선박금융이 극심하게 위축돼 하반기에도 일반 상선의 발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따라서 대형 조선업체들은 제한적인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더욱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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